🎯 핵심 요약
1. 중국 매체 콰이커지 보도를 인용해, 창신메모리(CXMT)의 17나노 DDR5 수율이 90%를 넘어 삼성전자(92~93%)와 2%포인트 차이로 좁혀졌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2. 그런데 같은 CXMT의 HBM(고대역폭메모리) 기술격차는 여전히 3~4년입니다. HBM3 전공정 수율도 35~50%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3. HBM 격차 안 좁혀지는 이유는 우연이 아닙니다. 여러 층을 쌓아 올리는 HBM의 구조상, 다이 하나의 수율 차이가 최종 제품 수율에서 훨씬 크게 벌어지기 때문입니다.
4. 게다가 “2%포인트 차이”라는 수치 자체도 서로 다른 공정 세대를 나란히 놓고 비교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 삼성전자는 이미 2020년에 16나노 공정에서 수율 90%를 넘긴 적이 있습니다.
중국이 삼성전자 D램 수율에 2%포인트 차로 따라붙었다는 보도가 나온 날, 같은 회사의 HBM은 왜 여전히 3~4년 뒤처져 있을까요. HBM 격차 안 좁혀지는 이유는 범용 D램에서 좁혀진 격차와 모순되는 소식이 아니라, 애초에 다른 종류의 경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목차
무슨 일이 있었나 — 숫자로 먼저 정리하면
| 항목 | 수치 | 비고 |
|---|---|---|
| CXMT DDR5 수율(17나노) | 90% 돌파 | 중국 매체 콰이커지 단독 보도, CXMT 공식 확인 아님 |
| 삼성전자 동세대 수율 | 92~93% | 업계 추정치, 공식발표 아님 |
| CXMT HBM 기술격차 | 약 3~4년 | HBM3 전공정 수율 35~50% 수준 |
| HBM 시장점유율 | SK하이닉스 58% · 삼성전자 39% | 이투데이(2026.08.14) |
| 글로벌 D램 전체 점유율 | 삼성 약 42% · SK 약 34% · 마이크론 약 19% · CXMT 약 5% | TrendForce 2025년 4분기(관련 글) |
(이투데이·EBN 원문 WebFetch·검색 직접 대조, 2026.08.14 기준.)

먼저 짚어야 할 게 있습니다. “수율 90%”라는 숫자 자체가 CXMT가 공식 확인한 수치가 아닙니다. 중국 IT매체 콰이커지의 단독 보도이고, CXMT 홈페이지나 상하이거래소에 제출한 기업공개(IPO) 자료 어디에도 이 수치는 나오지 않습니다. 측정 기준·생산 물량·조사 출처도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삼성과 2%포인트 차이”라는 프레이밍에도 허점이 있습니다. CXMT의 이 수치는 17나노급 공정 제품입니다. 반면 삼성전자는 현재 12나노급(6세대) 공정으로 DDR5를 양산 중이고, SK하이닉스는 그보다 미세한 1c(10나노급) 공정을 쓰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삼성전자는 이미 2020년에 16나노 공정에서 D램 수율 90% 이상을 확보한 이력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비교는 “지금의 중국 대 지금의 한국”이 아니라, “지금의 중국 대 5~6년 전 한국”에 가까울 수 있습니다.
장비 쪽을 보면 이 격차가 한 겹 더 보입니다. 이투데이 원문은 이 지점을 직접 짚습니다 — “EUV(극자외선) 노광장비를 확보하지 못한 창신은 현재 DUV(심자외선) 다중노광 기술을 이용해 공정을 미세화할 수밖에 없다.” 다중노광은 한 번에 새길 수 있는 EUV와 달리 같은 회로를 여러 번 나눠 노광해야 하는 기법입니다. 공정 단계가 늘어나는 만큼 정렬 오차가 누적되기 쉽고, 오차가 누적될수록 수율은 더 떨어집니다. CXMT가 17나노 DDR5에서 낸 90% 수율은 바로 이 방식으로 얻은 결과입니다.
DUV는 EUV보다 오래된 세대의 기술이고, 중국은 수출 규제가 지금처럼 조여지기 전까지 이 DUV 장비를 오랫동안 네덜란드 ASML에서 수입해 왔습니다. 최근에야 상하이의 한 국유기업이 자국산 이머전 DUV 장비 양산에 처음 들어갔는데, 그 규모가 2026년 약 5대, 2027년 약 20대입니다. ASML 한 회사가 2026년에만 이머전 DUV 시스템을 약 130대 공급하는 것과 비교하면 국산화는 이제 막 시작 단계이고, 이 국산 장비의 공급 대상에는 중신국제(SMIC)·화훙반도체와 함께 창신메모리(CXMT)도 포함됩니다. 즉 CXMT의 범용 D램 수율 상승은 새 국산 장비의 성과라기보다, 규제가 조여지기 전에 들여온 장비와 이제 막 시작한 소량의 국산 DUV, 그리고 다중노광이라는 우회 기법이 함께 떠받치는 결과에 가깝습니다. 더 미세한 공정, 특히 HBM급 수준으로 가려면 결국 EUV가 필요해지는데, EUV는 2019년부터 중국 수출 자체가 막혀 있습니다.
HBM 격차 안 좁혀지는 이유 — 적층 구조가 만드는 함정
범용 D램에서 몇 퍼센트포인트 차이라면, 이론적으로는 몇 년 안에 따라잡을 수 있는 격차입니다. 그런데 HBM에서는 왜 같은 논리가 통하지 않을까요.
HBM은 D램 칩 하나가 아니라, D램 다이 여러 장을 실리콘관통전극(TSV)으로 수직 연결해 쌓아 올린 제품입니다. 여기서 수율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범용 D램은 칩 하나하나가 독립된 완제품이라 다이 수율이 곧 제품 수율입니다. 반면 HBM은 쌓아 올린 다이 전부와 그 사이의 연결부가 함께 정상 작동해야 완제품 하나가 나옵니다.
간단한 예시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다이 하나의 수율이 90%인 기업과 93%인 기업이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이 다이를 8단으로 쌓아 HBM 하나를 만든다면(각 다이의 양품 여부가 서로 독립적이라는 단순화된 가정 아래), 최종 제품 수율은 대략 0.90⁸ ≈ 43%, 0.93⁸ ≈ 56%가 됩니다. 다이 단계에서는 3%포인트 차이였던 것이 완제품 단계에서는 13%포인트 넘게 벌어지는 셈입니다. 층수가 늘어날수록(HBM3E는 12단까지 씁니다) 이 격차는 더 커집니다.
실제로는 업계가 이 효과를 그대로 방치하지 않습니다. 미리 선별한 양품 다이만 적층하는 KGD(Known Good Die) 방식이나 TSV 이중화 같은 기법으로 손실을 상당 부분 줄입니다. 하지만 그 대가로 요구되는 공정 관리의 정밀도 자체가 훨씬 높아집니다. 다이 하나의 수율을 90%에서 93%로 3%포인트 끌어올리는 일과, 그 수율을 8~12단 적층 전 구간에서 일관되게 유지하며 다이마다 양품을 선별하고 이어 붙이는 일은 요구되는 기술 난도가 다릅니다. CXMT의 HBM3 전공정 수율이 여전히 35~50%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 HBM3E 양산이 내년(2027년)으로 미뤄져 있다는 점은 이 난도 차이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정리하면, 이 기사가 말하는 “중국의 추격”은 사실 두 개의 다른 경쟁입니다. 범용 D램은 단일 공정 수율 경쟁이라 몇 퍼센트포인트 차이면 따라잡을 여지가 있지만, HBM은 그 격차가 적층 구조를 거치며 기하급수적으로 벌어지는 경쟁입니다. 범용 D램 격차가 좁혀졌다는 소식과 HBM 격차가 그대로라는 소식은 모순이 아니라, 애초에 다른 두 종류의 게임입니다.
HBM 격차 안 좁혀지는 이유에서 짚어볼 변수 3
① CXMT의 실제 HBM 다이 수율이 공개되는지. 지금은 “HBM3 전공정 수율 35~50%”라는 매체 종합치만 있습니다. 이 수치가 CXMT 공식 자료나 고객사(패키징 업체) 검증으로 확인되는 시점부터, 격차가 실제로 좁혀지고 있는지 판단할 근거가 생깁니다.
② CXMT가 HBM3E 양산을 실제로 내년에 시작하는지, 그리고 어느 등급(스택 단수)으로 시작하는지. 8단이 아니라 12단 이상에서 유의미한 수율을 확보한다면, 적층 난도를 넘어섰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③ 글로벌 고객사(엔비디아 등 AI 반도체 기업)가 CXMT산 HBM을 검증·채택하는지. 수율 숫자보다 실제 공급망 진입 여부가 더 직접적인 확인 지표입니다. 지금은 CXMT 물량 대부분이 중국 내수 PC용으로만 공급되고 있습니다.
이번에 확인한 것
“중국이 삼성 D램 수율을 거의 따라잡았다”는 소식과 “HBM 격차는 3~4년 그대로”라는 소식이 같은 기사 안에 나란히 있었습니다. HBM 격차 안 좁혀지는 이유를 정리하면, 범용 D램과 HBM은 수율 격차가 최종 제품에 반영되는 방식 자체가 다릅니다. 하나는 단일 공정 경쟁이고, 다른 하나는 적층 구조를 거치며 격차가 커지는 경쟁입니다. 여기에 “2%포인트 차이”라는 숫자 자체도 서로 다른 공정 세대를 비교했을 가능성까지 더해지면, 오늘 나온 “추격” 보도는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두 겹으로 나눠 볼 필요가 있습니다.
⚠️ 면책 안내: 이 글은 공개된 시장 정보를 기반으로 작성한 경제 해석 글입니다.
특정 종목이나 상품의 매수·매도를 권유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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