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사는 2025년에 영업활동으로 304억을 벌어 설비투자에 19억을 썼습니다. 매출의 1.1%입니다.
2020년엔 71억(매출의 6.2%)을 썼습니다. 매출은 그때보다 50% 늘었는데 투자는 4분의 1로 줄었습니다. 그렇게 남은 돈이 쌓여 순현금이 1,035억이 됐습니다. 10년 전엔 마이너스 165억이었습니다.
돈을 못 버는 회사가 아닙니다. 번 돈이 아직 갈 데를 찾지 못한 회사입니다.
2026년 3월 주주총회에서 자기주식 387,032주, 발행주식의 3.2%를 소각하는 안건이 가결됐습니다. 집행 시한은 2027년 3월인데 아직 손대지 않았습니다.
제 결론을 먼저 적습니다. 그 소각은 회사 현금을 한 푼도 줄이지 않습니다. 현금은 자사주를 사들일 때 이미 나갔고, 소각은 장부에 남은 자기주식을 지우는 절차입니다. 쌓인 1,260억에 대해 이번 결정이 하는 일은 사실상 없습니다. 현금을 실제로 회사 밖으로 내보내는 경로는 배당, 그리고 새로 자사주를 사들이는 것뿐입니다.
🎯 제이브이엠 주주환원 — 핵심 요약
– 자사주 소각은 현금을 줄이지 않습니다. 자본 계정 안에서 자기주식을 지우는 처리라 현금 유출이 0이고, 자기주식은 이미 유통주식에서 빠져 있어 유통주식수도 EPS도 그대로입니다(K-IFRS 1033).
– 현금이 쌓이는 이유는 재투자가 집행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2025년 설비투자는 매출의 1.1%(19억), 순현금은 1,035억까지 늘었습니다.
– 국내는 제도가 열어준 시장입니다. 의약분업이 남긴 1포화 조제 관행이 파우치 자동화 수요를 만들었고 점유율 88~92%가 거기서 나왔는데, 유럽은 원포장·북미는 약병이 표준이라 같은 제품을 그대로 가져갈 수 없습니다.
– 시장은 이 회사 사업에 연 18.9%를 요구합니다. 인바디 5.9%·클래시스 9.6%와 비교한 역산값입니다(g=3% 가정).
– 물어야 할 것은 배당을 얼마나 올릴 것인가입니다. 다만 주당 2,000원을 줘도 현금은 연 54억씩 더 쌓입니다.
회사 한눈에 보기
| 설립 · 상장 | 1977년 6월 · 2006년 6월 |
| 본사 | 대구광역시 달서구 |
| 주요 사업 | 병원·약국 자동화시스템 개발·제조·판매 |
| 발행주식총수 | 12,089,892주 |
| 자기주식 | 536,157주 (2026-07-24 기준) |
| 유통주식수 | 11,553,735주 |
| 최대주주 | 한미사이언스 39.19% (2016년 그룹 편입) |
| 2대주주 | 소액주주연대 5.16% (2025-09 보도 기준) |
| 소각 예정 | 387,032주(발행의 3.2%) · 집행 시한 2027년 3월 |
| 종속회사 | JVM Europe B.V.(네덜란드 Lelystad, 2008) · 소주철유명자동화설비(중국 쑤저우) |
출처: 반기보고서 2026.06 · 자기주식처분결과보고서 · 주주총회소집공고

목차
국내 — 포화 신호인가, 교체주기 저점인가
제이브이엠은 병원·약국용 의약품 조제자동화 장비를 만듭니다. 주력은 ATDPS(전자동 정제분류·포장시스템)로, 약사가 손으로 알약을 분류하던 일을 기계가 대신합니다. 1977년 대구에서 설립됐고 2016년 한미약품그룹에 편입됐습니다. 파우치 방식 조제자동화에서 국내 점유율이 88~92%로 알려져 있습니다.
점유율 90%는 자랑이자 한계입니다. 반기 매출을 품목·지역으로 쪼개면 그 한계가 보입니다.
| (억원) | 2025 반기 | 2026 반기 | 증감 |
|---|---|---|---|
| 국내 장비 | 203.6 | 155.9 | −23.4% |
| 국내 소모품 | 207.8 | 262.4 | +26.2% |
| 내수 합계 | 411.4 | 418.2 | +1.7% |
| 수출 장비 | 258.4 | 273.7 | +5.9% |
| 수출 소모품 | 143.9 | 168.3 | +16.9% |
| 수출 합계 | 402.3 | 442.0 | +9.8% |
| 연결 전체 | 903.6 | 947.9 | +4.9% |
출처: 반기보고서 2026.06 · 2025.06 「II-4. 매출 및 수주상황」
국내 장비 판매가 23.4% 줄었습니다. 반면 국내 소모품은 26.2% 늘었습니다.
💡 이 두 숫자가 같이 나오면 무슨 뜻인가
소모품은 이미 설치된 장비에서 나옵니다. 소모품이 느는데 장비가 준다는 건 기존 고객은 잘 쓰고 있는데 새 장비가 덜 팔린다는 뜻입니다. 점유율 90% 시장이라면 신규 설치 여력이 제한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내수 전체가 +1.7%로 제자리인 이유도 여기서 찾게 됩니다.
다만 포화로 단정하기 전에 봐야 할 것
회사는 분기보고서에 장비 교체주기를 직접 적어뒀습니다.
“약국 자동화 시스템의 통상적인 사용 기간은 10년 이상이지만, 실제 교체 주기는 기술 변화, 약국의 사용 빈도, 관리 방식, 인건비 수준 등에 따라 약 6~7년 주기로 교체 또는 추가 구매가 이루어지고 있다”
— 분기보고서 2026.03
교체주기가 6~7년이라면 국내 장비 매출은 한 방향으로 줄기만 하는 게 아니라 파동을 그립니다. 그렇다면 −23.4%는 두 가지로 읽힙니다.
- 구조적 포화 — 새로 깔 곳도 없고 교체 수요도 예전만 못하다
- 교체 사이클의 저점 — 직전 교체 파동이 지나갔고 다음 파동은 아직
저는 둘을 가르지 못했습니다. 국내 보급이 어느 시기에 집중됐는지를 알아야 하는데 회사가 설치 대수를 공시하지 않습니다. 다만 소모품이 +26.2%로 늘고 있다는 건 설치 기반 자체는 살아 있다는 뜻이라, 기반이 사라지는 중이라고 볼 근거는 없습니다. 이 구분은 다음 몇 분기 장비 매출로 확인할 수밖에 없습니다.
유럽에는 한국식 약국이 없습니다
수출은 +9.8%로 자라고 있습니다. 문제는 회사가 내건 목표와의 거리입니다.
| 수치 | |
|---|---|
| 현재 수출 (2026 반기 연율화) | 884억 |
| 회사 목표 2030년 해외 매출 | 3,400억 |
| 필요 배수 | 3.85배 |
| 필요 연평균 성장률 (2026→2030, 4년) | 40.0% |
| 실측 수출 성장률 | +9.8% |
출처: 기업가치제고계획 — 2030년 매출 0.5조 중 해외 0.34조. 연평균 성장률은 2026년 연율화 884억을 출발점으로 2030년까지 4개 연도 구간으로 계산했습니다.
요구되는 속도의 4분의 1로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속도를 따지기 전에 먼저 물어야 할 게 있습니다. 유럽 약국이 애초에 한국처럼 조제를 하나요?
한국은 1포화, 유럽은 원포장입니다
회사가 사업보고서에 직접 적어둔 문장입니다.
“해외 시장의 경우, 북미는 Bottle(Vial) 방식을 주로 사용하고 있으며 … 유럽은 주로 Blister(Bingo Card)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나, 조제 비용이 높고 관리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 반기보고서 2026.06 「사업의 내용」
한국에서 약을 타면 1회 복용분씩 비닐 파우치에 나옵니다. 약사가 알약을 낱알로 분류해 봉투에 담는 이 방식이 ATDPS가 자동화하는 바로 그 작업입니다. 그런데 이건 한국과 일본 정도에서만 보편적인 관행입니다.
유럽 표준은 제조사 포장 그대로 주는 것(Original Pack Dispensing)입니다. 벨기에·오스트리아·스웨덴·이탈리아·포르투갈·프랑스가 급성·만성 처방 모두 이 방식이고(IPU Ireland, 2024), 영국은 1998년 EU 지침 이후 알약 계수기 사용과 대용량 포장 소분 자체가 법으로 금지됐습니다.
한국이 다른 길로 간 건 2000년 의약분업 때입니다. 낱알 절단판매는 금지하면서 약사의 1포화 조제 관행은 유지·확대했습니다.
여기서 한 걸음 조심해야 합니다. 제도가 시장을 열어준 건 맞지만, 그 안에서 88~92%를 차지한 건 회사가 한 일입니다. 제품력도 유통망도 설치 기반의 잠금효과도 거기에 기여했을 겁니다. 그러니 점유율 전부를 제도 덕으로 돌리면 그건 그것대로 틀립니다.
정확한 문장은 이쪽입니다 — 이 점유율은 한국 제도에 얹혀 있어서, 그 제도가 없는 곳에 그대로 복제되지 않습니다. 회사가 무능해서가 아니라 팔 물건의 전제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 격차가 숫자로 나옵니다 — 한국의 파우치형 조제자동화 보급률이 약 80%일 때 유럽·북미는 10% 미만이었습니다(한국경제 2019-02-07, 업계 인터뷰 기준).
그럼에도 시장은 있습니다. 고객이 다를 뿐입니다
회사도 그 틈을 봅니다.
“이에 정부 차원에서 국내와 같은 파우치(POUCH) 방식을 권장하고 있으며, 특히 스웨덴,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등에서 파우치 방식 도입을 적극 권고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 나라들엔 요양시설·재택간호 환자를 위한 다회분 조제 제도가 있습니다.
| 국가 | 규모·제도 | 공급 구조 |
|---|---|---|
| 스웨덴 | 약 20만 명(2018), 약제급여 적용 | 인가 사업자 단 3곳. 2024년 경쟁당국이 합병을 과점 우려로 금지 |
| 노르웨이 | 약 7만 명(2014) | 80%가 지자체 재택간호 연계 |
| 덴마크 | 6만 명 초과(2012) | 전국 약국 제공 의무 |
| 네덜란드 | Baxterrol, 2023년 건강보험 급여화 | 대형 도매가 중앙집중 생산 |
| 독일 | 요양시설 대상 Verblisterung | 주간 블리스터 원가 약 3유로 vs 지급 2유로 미만 — 다수 약국이 손실 운영 |
| 영국 | MDS | 축소 기조. 2019년 Boots 요양시설 공급 전면 중단 |
핵심은 규모가 아니라 구조입니다. 한국은 개별 약국 수만 곳에 장비를 파는 시장이지만, 유럽은 소수의 대형 중앙조제 사업자가 고객입니다. 스웨덴은 인가받은 사업자가 셋뿐입니다. 한 건을 따면 크지만 진입에 오래 걸리고, 매출이 선형이 아니라 계단식으로 움직입니다. 연 9.8%라는 추세선으로 판단하면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틀리기 쉽습니다.
그리고 회사 자신이 전환 속도를 이렇게 표현합니다 — “서서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공시에는 목표만 있고 경로가 없습니다
저는 회사가 이 구조 차이를 어떻게 넘겠다는 건지 공시에서 찾아봤습니다. 없었습니다.
- 기업가치제고계획 2건(2026-03-18·2025-12-04)의 2030년 목표는 “국내 0.16조 / 해외 0.34조“라는 2분법이 전부입니다. 지역별 분해가 없고, 두 문서 전체에 「유럽」이라는 단어가 한 번도 나오지 않습니다. 성장 전략도 “해외 생산 거점 구축”이라고만 적혀 있고 국가명이 없습니다.
- 그룹 「비전 데이」(2025-12-04)의 순서는 이렇습니다 — “미국을 최우선 진출 거점으로 확보하고, JVM 중국 생산법인을 설립한 이후 유럽과 중동·남미·동남아”. 유럽은 3순위 이후입니다.
- 회사가 집중한다고 밝힌 곳은 유럽이 아니라 북미 장기요양(LTC) 시장이고, 인티팜(ADC)의 북미 기존 시장을 약 2조 원으로 잡고 있습니다.
즉 “해외 3,400억”은 숫자는 있는데 경로 서술이 없습니다.
그런데 실행은 이미 하고 있습니다
공시에 없다고 아무것도 안 한 건 아닙니다. 이건 제가 처음에 잘못 볼 뻔한 대목이라 따로 적습니다.
- 2023년 10월, 다관절 로봇팔 조제기 MENITH를 네덜란드 Brocacef에 납품했습니다(뉴시스 2023-10-13). Brocacef는 앞의 표에 나온 바로 그 회사 — 네덜란드에서 파우치 롤을 중앙집중으로 생산해 약국에 공급하는 대형 사업자입니다. 보급형 장비를 개별 약국에 파는 방식에서 대형 조제공장을 겨냥한 고사양 장비로 전환한 사례입니다.
- 2026년 6월, 프랑스·이탈리아 영업망을 모회사 한미약품 직영으로 재편하고 약국에서 병원으로 타깃을 넓혔습니다(전자신문 2026-06-04). 영국·스페인·포르투갈에서도 자회사·파트너사로 영업망을 넓히는 중이고, 독일 엑스포팜(Expopharm)에 매해 참가합니다.
- 영국에서는 Omnicell이 JVM 208DO와 검수장비 Vizen EX를 자사 MDS 자동화 솔루션으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성장도 실재합니다. 2025년 3분기 유럽 법인 매출은 84억으로 전년 대비 +44.4%였습니다(뉴스핌 2025-10-30).
여기서 중요한 건 방향입니다. 회사는 유럽에서 한국식 “개별 약국 다수”를 좇는 게 아니라 대형 중앙조제 사업자와 병원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앞에서 본 유럽 시장 구조에 맞는 선택입니다.
다만 그래서 숫자가 들쭉날쭉합니다. 2025년 3분기는 +44.4%였는데 2026년 상반기 유럽 매출은 −16.2%였습니다. 이게 제가 앞서 말한 계단식 구조입니다 — 큰 고객 한 건이 들어오고 나가는 데 따라 분기 실적이 출렁이므로, 한 분기 숫자로 추세를 판정하면 양쪽 모두 틀립니다.
유럽 자회사는 작지만 흑자입니다
여기는 분명히 해둬야 합니다. 유럽 법인은 돈을 벌고 있습니다.
2021년 순자산 −99.2억을 바닥으로 다섯 기간 연속 흑자를 냈고, 2026년 반기 영업이익률 12.6%는 9년 중 최고입니다. 순자산도 −40.5억까지 메웠습니다. 매출은 184.2억에서 154.4억으로 16.2% 줄었는데 영업이익은 40.4% 늘었습니다 — 매출을 좇는 대신 저마진 거래를 쳐내는 국면으로 읽히고, 그건 보통 좋은 신호입니다.
다만 손익이 돌아선 것과 재무 위치가 정리된 것은 다릅니다. 모회사 장부에는 아직 이런 줄이 있습니다.
“당반기말 현재 개별평가를 통해 특수관계자 JVM Europe에 대한 매출채권에 대하여 설정한 대손충당금은 11,785,164천원이며, 동 매출채권에 대하여 당반기에 비용으로 인식한 금액은 504,374천원입니다.”
— 반기보고서 2026.06 특수관계자 주석
117.85억입니다. 다만 이건 새로 터진 손실이 아니라 과거에 쌓인 잔액입니다. 이번 반기에 새로 비용으로 인식한 건 5.04억(전기 연간 10.51억)으로 연 10억 안팎에서 유지되고 있지, 가속되고 있지 않습니다.
정리하면 유럽은 이렇습니다. 본업은 흑자로 돌아섰고, 과거에 밀린 자리는 아직 남아 있습니다. 자본잠식 −40.5억, 수출입은행 지급보증 EUR 730만 3년 연속 갱신이 그 흔적입니다.
📌 유럽 비중은 어느 숫자를 보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반기보고서 지역 주석의 유럽 154.4억은 JVM Europe 법인이 올린 매출이라 연결의 16.3%입니다. 반면 회사 IR 자료의 지역별 비중은 최종 고객 지역 기준이라 2026년 2분기 29.0%로 잡힙니다. 한미약품을 거쳐 나가는 물량이 어디에 잡히느냐의 차이입니다. 둘 다 맞는 숫자이고, 섞어 쓰면 안 됩니다.
그런데 회사가 최우선이라 한 곳은 유럽이 아닙니다
회사와 그룹이 밝힌 1순위는 미국입니다. 그래서 북미를 따로 봤습니다. 결과는 제 예상과 달랐습니다.
| 시점 | 국내 | 유럽 | 북미 | 기타 |
|---|---|---|---|---|
| 2024 연간 | 52% | 24% | 16% | 9% |
| 2025 연간 | 50% | 25% | 17% | 8% |
| 2026 2Q | 49.2% | 29.0% | 15.4% | 6.5% |
출처: 회사 IR 자료 및 실적 보도(최종 고객 지역 기준). 이 비중은 공시 재무제표 주석이 아니라 회사가 IR에서 제시한 수치라 DART로 교차검증되지 않습니다.
북미는 유럽보다 작고, 격차가 벌어지는 중입니다. 절대금액으로 환산하면 2024년 약 255억 → 2025년 약 294억으로 연 14% 남짓입니다(연결 매출 1,594억·1,731억에 위 비중을 곱한 추정치입니다). 40%가 필요한 목표에서 보면 유럽과 같은 처지입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여기도 파우치가 표준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회사 공시부터가 “북미는 Bottle(Vial) 방식을 주로 사용”이라고 적고 있고, 북미 LTC 시장의 파우치 확대는 “향후 주요 매출 성장 동력으로 기대“라는 전망 표현입니다. 외부 시장조사도 같은 방향이라 블리스터가 41~79%로 최대 점유이고 파우치는 빠르게 크는 소수 세그먼트입니다.
주력 신제품 카운트메이트(COUNTMATE)도 그래서 파우치 기계가 아닙니다. 2024년 12월 출시해 한미약품의 북미 파트너 McKesson을 통해 유통하는데, McKesson 자사 페이지는 이 제품을 “Parata Max의 직접 대체품”으로 소개합니다 — 즉 약병에 알약을 채우는(bottle-filling) 장비입니다. 한국에서 팔던 그 물건이 아닙니다.
그리고 공시가 내건 “인티팜(ADC) 북미 약 2조 원 시장”은 산정 근거가 공시에 없습니다. 실제 북미 ADC 시장은 Omnicell과 BD Pyxis가 40~50%를 나눠 갖는 과점이고, 외부 조사기관의 주요 사업자 목록에 제이브이엠은 나오지 않습니다.
💡 한 가지 더 — 수출이 늘어도 마진이 그만큼 늘지는 않습니다
수출은 「제이브이엠 → 한미약품 → 해외 대리점(McKesson 등) → 고객」 경로를 탑니다. 2026년 반기 한미약품向 매출이 390.9억으로, 같은 기간 수출 442.0억의 약 88%입니다. 제이브이엠은 여기서 공장도가로 매출을 인식하고 현지 유통 마진은 연결 밖에 남습니다. 해외 매출 확대가 곧 이익 확대라고 읽으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두 시장을 나란히 놓으면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국내는 제도가 만들어준 시장이 거의 찼는데, 해외에는 그 제도가 없습니다. 그래서 회사는 양쪽에서 한국에서 팔던 방식 그대로가 아니라 그 시장에 맞는 다른 물건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 유럽 | 북미 | |
|---|---|---|
| 그 시장의 표준 | 원포장(OPD) — 제조사 포장 그대로 | 약병(Bottle/Vial) |
| 파우치의 위치 | 요양시설·재택간호용 소수 시장(MDD) | 블리스터가 41~79% 우위, 파우치는 성장 중인 소수 |
| 표적 고객 | 소수 대형 중앙조제 사업자·병원 | 약국 체인·LTC(장기요양) 약국 |
| 주력 제품 | MENITH — 대형 조제공장용 로봇팔 | 카운트메이트 — 약병 충전기 |
| 판매 경로 | JVM Europe B.V. 직접 판매 | 한미약품 → McKesson 대리점 |
| 매출 비중(2026 2Q) | 29.0% | 15.4% |
| 비중 추이 | 24%(2024) → 25%(2025) → 29.0% | 16%(2024) → 17%(2025) → 15.4% |
| 최근 성장 | 3Q25 +44.4%, 2026 상반기 −16.2% — 계단식 | 연 +14% 수준(2024 약 255억 → 2025 약 294억, 추정) |
비중은 회사 IR 기준(최종 고객 지역), 성장률은 JVM Europe 법인 기준입니다. 앞서 적은 대로 두 기준은 섞어 쓰면 안 됩니다.
표를 보면 회사가 최우선이라 밝힌 북미가 오히려 비중이 줄고 있고, 유럽이 해외의 주축입니다. 그리고 양쪽 모두 한국식 파우치가 표준이 아닌 시장이라, 국내에서 검증된 제품을 그대로 가져가는 게 아니라 현지 방식에 맞춘 별도 제품으로 경쟁합니다.
방향은 납득이 갑니다. 다만 그건 점유율 90%를 복제하는 일이 아니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일입니다.
2026년 상반기 수출 증가율 9.8%는 목표에 필요한 연 40.0%를 크게 밑돌았습니다. 다만 앞에서 적은 대로 대형 고객 수주에 따라 매출이 계단식으로 움직이므로, 이 한 기간을 장기 성장속도로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유럽이 한 분기에 +44.4%였다가 반년 뒤 −16.2%가 된 것이 그 증거입니다.
확실한 건 이것뿐입니다 — 지금까지의 속도로는 번 돈을 쓸 데가 부족했고, 그래서 현금이 쌓였습니다.
시장은 이 사업에 연 18.9%를 요구합니다
여기서 흔한 오해를 하나 짚어야 합니다. “현금이 많으니 저평가”라는 말은 이 회사에서 절반만 맞습니다.
국내 의료기기 상장사 두 곳을 참고군으로 놓고 같은 계산을 적용했습니다. 자기자본에서 순현금과 투자부동산을 걷어낸 사업자본에 세후영업이익을 나눠 사업 ROE를 구하고, 시가총액에서 비사업자산을 액면 그대로 뺀 사업가치의 배수를 봤습니다.
먼저 분명히 해둘 것이 있습니다. 인바디는 체성분 분석기, 클래시스는 미용 의료기기로 제이브이엠과 고객도 시장 단계도 다릅니다. 직접 비교기업이 아니라 “국내 시장에서 비슷한 규모의 의료기기 제조사가 어떤 배수를 받고 있나”를 보기 위한 기준선입니다. 따라서 아래 격차에는 주주환원 정책뿐 아니라 사업구조·성장성·유동성 차이가 함께 섞여 있습니다.
자기자본을 사업용과 비사업용으로 쪼개서 보는 이유는 ROIC — ROE만 보면 놓치는 진짜 수익성에, 기업가치에서 순현금을 걷어내는 계산은 EV/EBITDA에 따로 정리해뒀습니다.
| (2025 연결) | 사업자본 | 사업 ROE | 사업 PBR | 함의 요구수익률 |
|---|---|---|---|---|
| 제이브이엠 | 1,079억 | 24.3% | 1.34 | 18.9% |
| 인바디 | 2,605억 | 11.1% | 2.76 | 5.9% |
| 클래시스 | 3,994억 | 33.8% | 4.66 | 9.6% |
비사업자산은 3사 모두 장부가 100%로 인정해 통일했습니다. 그래야 두 미지수(현금 인정률·요구수익률) 문제가 사라지고 할인이 전부 요구수익률에 모입니다. 영구성장률은 3사 공통 3%.
영구성장률을 0~5%로 움직이면 역산값은 제이브이엠 18.1~19.4%, 인바디 4.0~7.2%, 클래시스 7.3~11.2%로 변합니다. 격차는 유지되지만 그 크기는 가정에 달려 있습니다. 아래 18.9%라는 숫자도 g=3%일 때의 값입니다.

제이브이엠은 사업 ROE가 인바디의 두 배가 넘는데 사업 배수는 절반입니다.
요구수익률로 환산하면 격차가 선명합니다. 시장은 인바디 사업에 연 5.9%, 클래시스에 9.6%를 요구하는데 제이브이엠에는 18.9%를 요구합니다. 13%p 차이입니다.
💡 요구수익률이 높다는 건 무슨 뜻인가
같은 이익을 내도 “이 회사 것은 더 싸게 사야겠다”는 뜻입니다. 미래가 불확실하거나, 번 돈이 내게 오지 않을 것 같을 때 시장이 매기는 값입니다. 여기서 나온 18.9%는 제가 가정한 값이 아니라 현재 주가에서 거꾸로 계산한 값입니다. 다만 거꾸로 계산한 값은 원인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 시장이 왜 그 값을 매기는지는 따로 따져야 합니다. 같은 방식으로 성장률 가정이 적정가를 어떻게 흔드는지는 한미글로벌 적정주가 계산에서 다뤘습니다.
이 격차가 “현금을 안 쳐준다”는 통념의 실체입니다. 정확히는 현금만 할인받는 게 아니라 사업 자체가 할인받고 있습니다. 앞서 본 포화와 미검증이 그 이유이고, 여기에 하나가 더 붙습니다 — 번 돈이 주주에게 온 적이 없다는 실적입니다.
한 가지는 정직하게 덧붙여야 합니다. 2015년 주가 29,075원 시점의 PER은 약 67배였습니다. “10년간 이익 5배, 주가 0.8배”라는 대비의 상당 부분은 그때가 비쌌기 때문이고, 그건 이 글의 논지와 무관합니다. 설명이 필요한 구간은 실적이 매년 최고치를 쓰는 동안 40% 빠진 2023년 이후입니다.
제이브이엠 주주환원, 소각과 배당은 체급이 다릅니다
2026년 3월 13일 주주총회소집공고의 6호 의안 원문입니다.

출처: DART 주주총회소집공고 · 정기주주총회결과 가결(의결권 행사 기준 찬성률 94.7%)
눈여겨볼 것은 비대칭입니다. 임직원 보상분은 “165,871주 중 40,000주 내외만 이번 기간, 잔여분은 차기 기간 처분”으로 명시적으로 이연했는데, 소각분 387,032주는 전량을 이 기간 계획으로 올렸고 이연 문구가 없습니다.
이 안건이 어디서 나왔는지도 봐야 합니다
이 소각 계획은 회사가 먼저 꺼낸 게 아닙니다. 한미사이언스는 2024년 11월, 한미약품은 2025년 3월에 각각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냈는데 제이브이엠만 없었습니다. 그 사이 소액주주연대가 지분 5.16%를 모아 2대주주가 됐고, 2025년 8월 1일 주주서한으로 8월 29일까지 계획 공시를 요구했지만 회사는 침묵했습니다(비즈니스포스트 2025-09-10).
그로부터 3개월 뒤인 2025년 12월 4일 그룹 「비전 데이」에서 제이브이엠이 처음으로 환원 목표에 포함됐고, 이듬해 3월 소각이 주총을 통과했습니다.
시간 순서는 이렇지만 인과를 명시한 보도는 없습니다. 주주 압박이 정책을 만들었다는 건 제 정황 추론이고, 그룹 차원 밸류업이 3사에 순차 적용되는 과정이었다는 설명도 같은 사실과 맞습니다. 어느 쪽이든 회사가 자발적으로 먼저 움직인 건 아니었다는 점은 남습니다.
집행은 아직입니다. 자기주식처분결과보고서상 2026년 7월 24일 현재 자기주식은 536,157주입니다. 소각이 끝나면 149,125주가 남아야 합니다. 줄어든 16,746주는 임직원에게 무상 이전된 보상분입니다. 2026년 공시를 전수로 봐도 「자기주식소각결정」 보고서는 없습니다.
소각은 EPS를 올리지 않습니다
자사주 소각 기사에는 거의 항상 “발행주식이 줄어 주당 지표가 개선된다”가 붙습니다. 이 경우엔 아닙니다.
| 현재 | 소각 후 | |
|---|---|---|
| 발행주식총수 | 12,089,892주 | 11,702,860주 (−3.2%) |
| 자기주식 | 536,157주 | 149,125주 |
| 유통주식수 | 11,553,735주 | 11,553,735주 (불변) |
자기주식은 이미 유통주식에서 빠져 있습니다. K-IFRS 1033호 기본주당이익은 가중평균 유통보통주식수로 계산하므로 자기주식은 애초에 분모에 없습니다. 배당도 마찬가지여서, 이 회사의 2025년 배당 공시는 “배당받을 주식 11,517,968주”로 자기주식을 빼고 산정했습니다. 같은 주당 배당금을 유지한다면 소각 전후로 배당 총액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오해를 막기 위해 한 줄 덧붙입니다. 자사주 매입에 효과가 없었다는 뜻이 아닙니다. 효과는 회사가 그 주식을 사들이던 시점에 이미 발생했습니다 — 그때 현금이 나갔고 그때 분모에서 빠졌습니다. 지금 소각한다고 해서 유통주식수나 EPS가 추가로 개선되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자사주 취득과 소각의 차이는 자사주 소각과 취득의 차이 — 2026년 상법개정 이후에 따로 정리해뒀습니다.)
소각이 실제로 하는 일은 둘입니다. 자사주가 나중에 임직원 보상으로 풀려 지분이 희석될 가능성을 없애는 것, 그리고 회사가 자본배분 방향을 바꿨다는 신호를 주는 것입니다. 앞의 것은 계산되고, 뒤의 것은 계산되지 않습니다.
현금이 나가는 것과 나가지 않는 것
| 금액 | 회사 현금이 나가는가 | |
|---|---|---|
| 소각 387,032주 | — | 아니오 — 자본 계정 안에서 자기주식을 지우는 처리 |
| 2025년 배당 (650원) | 74.87억 | 예 — 매년 반복 |
| 2025년 잉여현금흐름 | 285억 | 매년 들어옴 |
| 비사업자산 (순현금+투자부동산) | 1,260억 | 쌓여 있음 |
표에서 소각만 금액 칸이 비어 있습니다. 소각에 흔히 붙는 “90.6억”(387,032주 × 23,400원)은 그 주식의 시가를 환산한 값이지 회사가 지출하는 돈이 아닙니다. 현금은 이 주식을 사들이던 과거에 이미 나갔습니다.
그래서 정확한 문장은 “소각 규모가 작다”가 아닙니다. 소각은 쌓인 현금을 줄이는 수단이 아예 아닙니다. 크기의 문제가 아니라 종류의 문제입니다.
여기에 하나가 더 붙습니다. 소각이 끝나면 자사주는 1.2%만 남습니다. 다음에 또 소각하려면 시장에서 새로 사와야 하고, 그때는 현금이 나갑니다. 이번 건은 쌓아둔 재고를 터는 1회성 행위이지 순환의 시작이 아닙니다.
배당은 주당 2,000원을 줘도 현금이 계속 쌓입니다
| 주당배당 | 배당총액 | 배당성향 | 시가배당률 | 현금 순증 |
|---|---|---|---|---|
| 650원 (실제 지급) | 74.9억 | 26.4% | 2.78% | +210.1억 |
| 1,000원 | 115.5억 | 40.8% | 4.27% | +169.5억 |
| 1,300원 | 150.2억 | 53.0% | 5.56% | +134.8억 |
| 2,000원 | 231.1억 | 81.5% | 8.55% | +53.9억 |
2025년 순이익 283.5억·잉여현금흐름 285억 기준. 시가배당률은 2026-09-08 종가 23,400원 기준.
650원 행은 실제 지급된 배당이라 배당기준일(2025-12-31) 기준 배당받을 주식 11,517,968주를 적용했습니다(DART 배당 공시 현금배당금총액 7,487백만원·배당성향 26.40%와 일치). 아래 세 줄은 앞으로의 가정이라 현재 유통주식수 11,553,735주를 썼습니다.
배당성향을 81.5%까지 올려도 현금은 매년 54억씩 더 쌓입니다. 영업현금흐름 304억에 설비투자가 19억뿐이라 잉여현금흐름 285억이 통째로 남기 때문입니다.
지금 배당 74.9억은 환원이라기보다 적치 속도를 조금 늦추는 수준입니다. 순현금이 587억(2023) → 760억(2024) → 1,035억(2025)으로 늘어온 게 그 결과입니다.
재원은 있습니다. 배당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결정되는데, 별도 이익잉여금이 1,961억(2026 반기)이고 별도 순현금도 1,194억으로 자회사가 아니라 본사에 있습니다. 주당 2,000원(231억)은 이익잉여금의 12%입니다.
반대 논거 — 세금은 소각 편입니다
배당에는 배당소득세 15.4%가 붙고, 금융소득이 연 2,000만원을 넘으면 종합과세 대상이 됩니다. 자사주를 통한 환원은 그 시점에 배당소득세가 붙지 않으므로 세후 기준으로는 유리할 수 있습니다. 이건 맞는 말입니다.
다만 그 이점이 붙는 시점은 회사가 자사주를 사들일 때입니다. 그때 주식을 판 주주에게 현금이 건너가기 때문입니다. 이미 보유한 자사주를 지우는 이번 소각에는 세금 이점이 적용될 것 자체가 없습니다 — 건너가는 것이 없으니 과세할 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정확한 문장은 “배당이 무조건 낫다”가 아닙니다. 세금 비교가 의미를 갖는 건 회사가 새로 자사주를 사들이기로 할 때이고, 이번 안건은 거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요구수익률 가정별 민감도 — 적정가 산정이 아닙니다
앞서 본 대로 이 종목의 값은 요구수익률 18.9%가 결정하고 있습니다. 그 격차가 좁혀지는지가 곧 주가입니다.
| 시나리오 | 요구수익률 | 사업가치 | +비사업자산 | 지분가치 | 주당 |
|---|---|---|---|---|---|
| Bear — 현 평가 유지 | 18.9% | 1,444억 | 1,260억 | 2,704억 | 23,400원 |
| Base — 격차 절반 해소 | 14.5% | 2,002억 | 1,260억 | 3,261억 | 28,226원 |
| Bull — 클래시스 수준 | 10.0% | 3,288억 | 1,260억 | 4,548억 | 39,362원 |
사업 ROE 24.3%·영구성장률 3%·비사업자산 장부가 인정 고정. 가정에 따라 달라지는 예시 산출값이며 목표주가가 아닙니다.**

여기서 한 가지는 분명히 해둬야 합니다. Bear 줄이 현재가와 같은 것은 모형이 검증됐다는 뜻이 아닙니다. 현재가에서 요구수익률을 역산한 뒤 그 값을 도로 넣었으니 같은 값이 나오는 건 당연합니다. Bear는 검증 결과가 아니라 기준점이고, Base와 Bull은 “요구수익률이 낮아진다면”이라는 가정 위에서만 성립하는 민감도 예시입니다.
Base와 Bear의 차이는 557억입니다. 이 글의 논지에 비춰 보면 그 557억은 소각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 소각은 현금도 유통주식수도 EPS도 건드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움직일 수 있는 건 회사가 쌓인 돈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 시장의 판단이 바뀌는 것뿐입니다.
제 판정
여기까지가 공시에서 확인한 사실입니다. 이제부터는 제 생각입니다.
이 회사에서 물어야 할 것은 “소각을 할 것인가”가 아닙니다. 그건 해도 현금이 그대로라 답이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물어야 할 것은 “쌓인 돈을 어디까지 내보낼 것인가”이고, 그 경로는 배당입니다.
근거는 셋입니다.
첫째, 재투자가 집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설비투자가 매출의 1.1%까지 떨어졌고 국내 장비는 −23.4%입니다. 쓸 데를 못 찾은 돈을 들고 있으면 자기자본만 불어나 수익성 지표가 계속 나빠집니다. 실제로 표기 ROE는 14.6%(2023)에서 12.1%(2025)로 떨어졌는데, 사업 자체의 수익률은 24% 근처에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는 공정하게 적어야 합니다. 회사가 계획을 안 내놓은 건 아닙니다. 2025년 12월 그룹 「비전 데이」에서 제이브이엠을 조제자동화 장비 중심에서 로보틱스 기반 신규 자동화 솔루션으로 확장하고 2030년 매출 5,000억(2025년 약 1,700억의 3배)을 제시했습니다(이코노미스트 2025-12-05). 그러니 정확한 문장은 “재투자처가 없다“가 아니라 “아직 집행되지 않았다“입니다.
둘은 다릅니다. 그리고 둘 중 어느 쪽인지는 capex로 갈립니다. 확장이 실체라면 매출의 1.1%에 머물 수 없습니다. 2년 더 1%대면 계획은 있었고 집행은 없었던 것으로 확정됩니다.
다만 제 근거의 한계도 적어둡니다. capex는 유형자산 투자만 잡습니다. 로보틱스 확장에 들어갈 연구개발비·영업망·운전자본은 이 숫자에 안 들어옵니다. 그쪽까지 확인하기 전에는 “재투자처가 부족하다”를 확정이 아니라 현재까지 확인되는 범위의 판단으로 읽어주시는 게 맞습니다.
둘째, 소각은 종류가 다릅니다. 규모가 작아서가 아닙니다. 소각은 회사 현금을 줄이지 않고 유통주식수도 EPS도 바꾸지 않습니다. 쌓인 돈에 대해 소각이 할 수 있는 일은 원래 없습니다.
셋째, 배당은 재원도 경로도 있습니다. 별도 이익잉여금 1,961억, 별도 순현금 1,194억이 본사에 있습니다. 주당 1,300원이면 시가배당률 5.56%로, 배당을 보고 들어오는 투자자층이 생기는 문턱을 넘습니다. 요구수익률 18.9% 중 5.6%를 매년 배당으로 회수하면 나머지만 주가 상승으로 채우면 됩니다.
여기서 제 주장의 한계를 두 가지 적어둡니다.
배당을 올려도 현금 적치는 멈추지 않습니다. 위 표대로 주당 2,000원을 줘도 매년 54억이 더 쌓입니다. 배당은 재투자처가 없다는 근본 문제를 푸는 게 아니라 쌓이는 속도를 늦출 뿐입니다. 그 문제를 실제로 푸는 건 회사가 목표 현금 수준과 해외 투자 계획을 제시하는 것인데, 아직 공시된 게 없습니다.
그리고 배당 증액이 요구수익률을 실제로 낮춘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고배당이 “성장이 끝난 회사”라는 낙인으로 읽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건 검증된 인과가 아니라 제 가설입니다.
그리고 회사가 소각을 실제로 집행하지 않을 가능성도 여전합니다. 자사주 4.57%를 들고 한 번도 소각한 적이 없고 임직원 보상에 계속 써온 회사입니다. 시장이 요구수익률 18.9%를 매기는 건 그 실적을 보고 있는 것이지 부당한 게 아닙니다.
제가 틀렸다는 걸 알게 될 신호
- 소각 미집행: 2027년 3월까지 자기주식이 536,157주에서 149,125주로 줄지 않으면, 주총 승인까지 받은 계획을 이행하지 않은 이력이 남습니다. 이 경우 요구수익률 격차는 정당한 것으로 확정됩니다.
- 소각 후 신규 취득이 없음: 소각만 하고 끝나면 순환이 아니라 재고 정리였다는 뜻입니다. 신규 취득은 현금이 나가므로 소각과 달리 실질 환원입니다.
- ★ 배당 인상폭이 꺾임: 주당배당은 200(2021) → 300 → 400 → 500 → 650원(2025)으로 5년 연속 올랐습니다. 그러니 “650원에서 안 움직임”은 약한 조건이고, 인상 자체가 멈추거나 폭이 눈에 띄게 줄면 제 판단이 틀린 쪽입니다. 참고로 그룹이 제시한 총주주환원율 20%는 최소선이지 목표선이 아닙니다 — 같은 자리에서 모회사 한미사이언스는 자신에게 30%를 걸었습니다.
- capex가 계속 1%대: 로보틱스 확장이 공표됐는데도 2년 더 설비투자가 매출의 1%대에 머물면, “재투자를 아직 안 했을 뿐”이라는 제 유보가 틀리고 “할 게 없다”가 맞았던 게 됩니다.
- 사업 ROE 20% 이탈: 자본 3분해로 재계산한 사업 수익률이 20% 아래로 내려가면 “사업은 멀쩡하다”는 전제가 깨집니다.
- 국내 장비가 반등: 교체주기 6~7년이 작동해 장비 매출이 돌아서면, 제가 본 −23.4%는 구조적 포화가 아니라 사이클 저점이었던 게 됩니다.
- 국내 소모품 증가율 둔화: 장비가 안 팔려도 소모품이 버틴다는 게 이 회사의 하방인데, 그마저 꺾이면 포화가 아니라 이탈입니다.
확인해야 할 지표
| 시점 | 무엇을 볼 것인가 |
|---|---|
| 2026-11-14 | 3분기보고서 — 국내 장비 매출이 계속 줄는지, 설비투자가 1%대를 벗어나는지, 순현금이 또 늘었는지 |
| 수시 | 「주요사항보고서(자기주식소각결정)」 공시 |
| 2027-03 | 소각 집행 시한. 자기주식 149,125주 도달 여부 |
| 2027-03 | 배당 발표 — 이 글의 핵심 지표. 650원에서 얼마나 올리는지(올리는지가 아니라) |
| 2027년 내 | 유럽 다회분 조제 사업자·중앙조제소 수주 공시. 유럽은 개별 약국이 아니라 소수 대형 고객 구조라 한 건이 실적을 계단식으로 바꾼다 |
마무리
이 회사는 2025년에 영업활동으로 304억을 벌어 설비투자에 19억을 썼고, 남은 잉여현금흐름이 285억입니다. 국내는 점유율 90%라 새로 깔 여력이 제한적이고, 해외는 제도가 다른 시장에서 다른 제품으로 처음부터 뚫는 중이라 상반기 수출이 9.8% 늘었습니다. 그래서 돈이 쌓이고, 시장은 그 돈을 든 회사의 사업에 연 18.9%의 수익률을 요구합니다. 참고군으로 놓은 인바디는 5.9%, 클래시스는 9.6%입니다.
자사주 소각은 회사가 자본배분 방향을 바꿨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다만 소각은 현금을 줄이지 않고 유통주식수도 EPS도 바꾸지 않으며, 하고 나면 다시 지울 자사주가 없습니다. 신호는 될 수 있어도 돈이 움직이지는 않습니다.
쌓인 돈이 회사 밖으로 나가는 경로는 배당, 또는 새로 자사주를 사들이는 것입니다. 그런데 배당은 주당 2,000원을 줘도 현금이 매년 54억씩 더 쌓입니다. 그러니 제이브이엠 주주환원 논의는 소각 여부에서 끝날 게 아니라 얼마를 쌓아둘 작정인지에서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다음에 이 종목에서 볼 것은 3분기 실적이 아니라 2027년 3월의 배당 발표입니다.
📎 관련 자료
1차 자료 (DART 전자공시)
- 주주총회소집공고 (2026-03-13) — 6호 의안 「자기주식 보유 및 처분 계획 승인의 건」 원문
- 정기주주총회결과 (2026-03-31)
- 자기주식처분결과보고서 (2026-07-24)
- 반기보고서 2026.06 · 2025.06 — 매출 및 수주상황
- 사업보고서 2025 — 연결·별도 재무제표
- 기업가치제고계획 (2026-03-18)
참고 보도
- 비즈니스포스트, “한미약품그룹 밸류업서 빠진 제이브이엠, 낮은 주주환원에…” (2025-09-10)
- 연합뉴스, “한미그룹 3개 상장사 자사주 소각…현금배당 확대” (2026-03-16)
면책조항
이 글은 공시 자료를 바탕으로 한 개인의 분석과 학습 기록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나 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본문의 산출값은 가정에 따라 달라지는 예시이지 목표주가가 아닙니다. 불특정 다수를 향한 일반 정보이자 개인적 분석이며 개별 투자자를 위한 자문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