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글로벌(053690) 적정주가는 성장을 가정할수록 낮아집니다

국내 상장 · 종목 분석

한미글로벌 적정주가 분석 — 건설사업관리 설계도면과 건설 중인 고층 주거단지

싸 보이는 회사를 만나면 흔히 이렇게 생각합니다. “성장만 조금 더 붙으면 지금 가격이 정당화되겠는데.”

한미글로벌 적정주가를 계산하다가, 이 회사(053690)에서는 그 상식이 거꾸로 작동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성장률을 높게 잡을수록 정당화되는 가격은 더 낮아집니다. 처음엔 계산이 틀린 줄 알았는데, 다시 짚어보니 계산이 아니라 전제가 문제였습니다.

그리고 그 전제를 파고들다가 하나를 더 발견했습니다. 이 회사의 “ROE 8%”라는 숫자가, 오늘 이 주식을 사는 사람이 실제로 받게 되는 수익률과 다르다는 점입니다.

🎯 핵심 요약
ROE 8.14%는 과거 자본 위에서 계산된 값입니다. DART 원문 기준 지배지분 자기자본은 2025년말 2,277억 → 2026년 6월말 2,418.7억으로 늘었는데 이익은 따라 늘지 않았습니다. 같은 이익(FY2025 185.4억)을 현재 자본으로 나누면 ROE는 7.7%, 일회성을 정상화한 TTM 기준으로는 7.2%입니다.
justified PBR = (ROE−g)/(r−g)에서 ROE가 자기자본비용(r)보다 낮으면 성장률(g)을 올릴수록 적정 PBR이 내려갑니다. 자본비용보다 낮은 수익률로 재투자하는 성장은 가치를 깎기 때문입니다.
적정주가(예시 시나리오): g=0(무성장)이 상한이며, ROE 7.2~7.7%·r 9~10% 기준 16,100~19,200원. 현재가 22,700원은 이 구간 위에 있습니다.
현재가가 정당화되는 유일한 조건은 r ≤ 7.1~8.0%입니다. 연도별 영업이익이 −23.6%·−32.4%씩 흔들려 온 회사에 그 정도로 낮은 요구수익률을 적용할 수 있는지가 이 종목 판단의 전부입니다.
– 2026년 상반기 영업이익 −46.3%는 절반(52%)이 자기주식 무상출연이라는 회계상 일회성이었습니다. 실적 붕괴로 읽으면 틀립니다.
– 채무보증을 댄 자회사 한 곳(한미글로벌디앤아이, 지분 94.76%)은 이미 자본잠식 상태입니다.


1. 회사 한눈에 보기

본업건설사업관리(CM) — 발주처를 대신해 설계·시공·정산을 관리하고 용역비를 받는 서비스업. 직접 시공하지 않습니다
현재가·지표22,700원 · PER 17.33배 · PBR 1.015배 · 배당수익률 1.76%(2026-09-09 재실행)
발행주식·자기주식발행 10,957,550주 · 자기주식 147,300주(1.34%) · 유통 10,810,250주
최대주주 등김종훈 10.4% + 사회복지법인 따뜻한동행 6.4% + 사내근로복지기금 5.01% 등 합계 21.87%
자기자본(지배지분)2,418.7억 (2026.06.30 연결 재무상태표 원문) · BPS 22,374원
3년 실적매출 4,129→4,248→4,488억 / 영업이익 296→339→306억
2026 상반기영업이익 171.6억 → 92.2억(−46.3%), 영업이익률 7.43%→3.98%
수주잔고4,485.6억(2026년 상반기말) — 반년 만에 −20.1%
2026년 촉매강남 은마아파트 재건축 CM 수주(희림과 컨소시엄) — 단, 계약금액 공시는 아직 없음

(출처: 사업보고서 2026-03-16 제출본, 반기보고서 2026-08-28 제출본 원문 표 직접 추출 / 시세·지표는 metrics_resolver 정밀경로 2026-09-09 재실행, 네이버 교차검증 conflict 없음)

건설사업관리는 건물을 직접 짓지 않습니다. 발주처(재건축조합·정부기관·기업)를 대신해 설계 발주, 시공사 선정, 공정·품질·비용을 관리하고 그 대가로 용역비를 받습니다. 시공사처럼 원자재값에 마진이 직접 흔들리지 않는 대신, 프로젝트 진행에 따라 매출을 나눠 인식합니다.

한 가지 미리 밝힐 게 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희림 등 경쟁사와의 점유율·수수료율을 1차 자료로 비교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경쟁 구도를 추정으로 채우는 대신, 재무제표가 실제로 보여주는 것그것을 어떤 자로 재야 하는가에 집중합니다.


2. 2026년 상반기 −46.3%, 그 절반은 실적 악화가 아니었습니다

2026년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은 171.6억 → 92.2억으로 79.4억 줄었습니다. 매출은 2,309.8억 → 2,316.9억으로 사실상 제자리(+0.3%)였으니 감소분은 전부 비용에서 났습니다. 반기보고서 원문 표를 열어 세 층으로 갈라 봤습니다.

요인금액비중성격
① 자기주식 사내근로복지기금 무상출연−41.4억52%일회성·비현금
② 대손상각비 방향 반전(환입 → 전입)−27.0억34%전년 기저 착시 + 신규 부실 10억
③ 인건비·지급수수료·용역비 등−11.0억14%경상

(항등식 검산: +7.1(매출) −41.2(원가) −45.4(판관비) = −79.4 ✓)

①이 절반입니다. 2026년 2월 이사회에서 자기주식 20만 주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무상출연하기로 결의했고 이를 손익에 반영했습니다. 현금은 나가지 않았습니다 — 현금흐름표에서 비현금 조정항목으로 41.4억이 다시 더해집니다. 회사도 반기보고서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2026년 2월 구성원 복리후생 증진을 목적으로 보유 자기주식 41.4억원 상당액을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하여 관련 금액이 당기손익에 반영되었습니다. 향후 사내근로복지기금을 활용한 구성원 학자금 등 복리후생비 지출에 따라 중장기적인 손익 개선 효과가 기대됩니다.”

그런데 이 출연에는 회계 말고 다른 면도 있습니다. 주주 명부를 보면 사내근로복지기금 지분이 3.19% → 5.01%로 늘었습니다. 20만 주가 그리로 갔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최대주주 측 합산 지분은 20.07% → 21.87%가 됐습니다.

[정황추론]관찰: 같은 거래가 손익에는 −41.4억으로, 주주 구성에는 우호지분 +1.8%p로 나타납니다(반기보고서 「최대주주 등의 주식소유현황」). 김종훈 회장 개인 지분은 10.4%로 낮은 편이고, 여기에 사회복지법인(6.4%)·사내근로복지기금(5.01%)이 더해져 21.87%를 이룹니다. ②추론: 복리후생과 지분 안정이라는 두 목적이 함께 달성되는 구조로 보입니다. ③대안 설명: 회사 설명대로 순수 복리후생 목적일 수 있으며, 기금은 근로자 대표가 관여하는 별도 법인이라 회사 뜻대로 의결권이 행사된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④판별 관측: 향후 주주총회에서 기금 지분의 의결권 행사 방향. ⑤등급: 정황추론 — 회사가 이 목적을 언급한 공시는 없습니다.

②도 신규 부실보다 기저가 큽니다. 2025년 상반기는 과거 충당금 17.1억을 환입받은 해였고, 2026년 상반기는 신규로 10.0억을 쌓았습니다. 변화폭 27.0억의 상당 부분이 “작년이 유난히 좋았다”에서 옵니다.

①만 되돌리면 133.6억(−22.2%), ①+②를 되돌리면 160.6억(−6.4%)입니다. “46.3% 급락”과 “6.4% 완만한 조정” 사이의 간극이 여기서 나옵니다.

분기로 갈라 보면 더 분명해집니다. 보고 영업이익에서 대손상각비와 자사주 출연을 걷어낸 정상화 영업이익을 분기별로 복원해 봤습니다.

분기보고 영업이익대손상각비자사주 출연정상화 영업이익매출
2025년 1분기97.7억−0.85(환입)96.9억1,225.2억
2025년 2분기73.9억−16.21(환입)57.7억1,084.5억
2026년 1분기29.7억+0.11+41.471.2억1,120.3억
2026년 2분기62.5억+9.8572.3억1,196.6억

(분기·반기·사업보고서 원문 3개월 컬럼에서 복원, 누적 검산 통과)

읽는 방향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보고치로는 2025년 2분기 73.9억 → 2026년 2분기 62.5억으로 −15%지만, 정상화하면 57.7억 → 72.3억으로 +25%입니다. 2025년 2분기의 진짜 이익은 57.7억이었고 16.2억 환입이 보고치를 부풀렸을 뿐이라, 그때가 이미 저점이었습니다. 2026년 두 분기(71.2 → 72.3억)는 계속 무너지는 게 아니라 바닥에서 횡보하는 모습이고, 2026년 2분기 매출 1,196.6억은 분기 사상 최고치였습니다.

이 표는 뒤에 나올 반증조건의 기준선이기도 합니다 — 다음 분기 정상화 이익이 이 71~72억 밴드를 위로 깨는지 아래로 깨는지가 판정을 가릅니다.

그래서 이 글은 “실적이 무너지고 있다”는 전제로 쓰지 않았습니다. 이 회사는 원래 프로젝트 완성 시점에 따라 실적이 출렁이는 업종이고, 2016년 −23.6%·2020년 −32.4% 낙폭 뒤에도 매번 회복했습니다. 다만 이번 국면에는 과거와 다른 점이 셋 있습니다 — ①사우디 법인이 처음 적자로 돌아섰고 ②수주잔고가 반년 만에 20.1% 줄었으며 ③이미 4년 중 최저 원가율 위에 이 둘이 겹칩니다. “과거에도 회복했으니 이번에도”를 결정적 근거로 쓰기엔 이릅니다.


3. 먼저 위험부터 — 자본잠식된 자회사에 130억을 보증하고 있습니다

밸류에이션으로 넘어가기 전에 가장 무거운 것부터 보여드립니다.

한미글로벌은 종속회사 7곳에 채무보증을 서고 있습니다. 실행액 약 704억, 약정 한도 약 1,584.7억입니다. 전부 지분 80% 이상 종속회사 대상이라 제3자 채무를 대신 지는 구조는 아닙니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를 뒤집어 봐야 합니다.

지분 80% 이상 종속회사는 지분법이 아니라 전액 연결 대상입니다. 부실이 나면 손실이 지분율만큼 줄지 않고, 비지배지분(20% 미만)만 배분된 뒤 나머지는 모회사 손익에 그대로 잡힙니다. “제3자 보증이 아니라 안전하다”는 프레이밍은 누구를 위한 보증인가에는 맞지만 얼마나 흡수되는가에는 답하지 못합니다 — 오히려 완충이 없다는 쪽으로 읽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중 하나에 이미 신호가 켜져 있습니다. 한미글로벌디앤아이(지분 94.76%, 보증 130억)는 반기말 부채 1,555억 > 자산 1,486억으로 약 69억 자본잠식 상태이고, 반기순손실도 −13.2억 → −25.6억으로 확대됐습니다. 여의도 마에스트로 준공(2025-03) 이후 후분양 잔여 물량 처리 국면으로 분양 매출이 끊긴 것으로 보입니다. 이 130억 한도의 근거가 된 개별 공시는 대조한 3건 어디에도 없어 출처를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해외에서는 사우디가 손실로 돌아섰습니다(순익 +36.9억 → −6.7억, 매출 −39%). 흔히 영국이 문제로 거론되지만 영국은 매출이 30% 줄었을 뿐 +4.0억 흑자를 유지했습니다.

[정황추론]관찰: 사우디는 2025년 연간 순익 39.2억 중 상반기가 36.9억이라 하반기는 2.3억뿐이었습니다 — 이미 3개 분기 연속 부진입니다. ②추론: 2024년 7월 지역본부 설립 후 프로젝트 종료 구간에 후속 수주가 안 붙은 국면일 수 있습니다. ③대안 설명: 환율은 총포괄손익이 순손익보다 좋아(+13.2억) 기각했습니다. 다만 발주국 예산·정책 변화나 재입찰 배제 같은 구조적 원인은 검토하지 못했습니다. ④판별 관측: 2026년 3분기에도 적자면 “일시적 공백”이라는 해석은 폐기해야 합니다. ⑤등급: 정황추론.

지역별로 흩어진 손실은 연결 총량에서 잘 안 보입니다. 사우디+영국 순익이 55.8억 → −2.7억으로 58.5억이 증발했는데, 국내(+49.1억)·미국(+56.3억)·쿠웨이트(+37.4억)가 메우면서 연결 전체로는 가려졌습니다. 합계만 보면 놓치는 구조입니다.


4. 이 회사는 어떤 자로 재야 할까요

적정주가를 계산하기 전에 어떤 자로 잴지부터 정하려 합니다. 숫자를 먼저 보고 방법을 고르면, 마음에 드는 답이 나오는 방법을 고르게 되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질문 — 이익이 지금 나오나요, 미래에 나오나요? 한미글로벌은 3년간 매년 300억 안팎의 영업이익을 냈습니다. 미래 이익을 기다리는 회사가 아니라 지금 이익이 나오는 회사입니다. 그래서 PER·PBR처럼 “현재 이익이 안정적”이라고 가정하는 잣대를 쓸 수 있습니다. (반대로 J커브·턴어라운드 기업에 PER을 쓰면 구조적으로 틀립니다.)

두 번째 질문 — 현금흐름으로 잴 수 있나요? 여기서 한 가지가 걸립니다.

FY2023FY2024FY2025
영업활동현금흐름−141.1억+264.2억+408.1억
지배지분순이익142.4억200.3억185.4억

영업활동현금흐름이 −141억에서 +408억까지 요동칩니다. 용역업 특성상 미청구공사·매출채권 회수 시점에 따라 크게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이런 입력값으로 DCF나 FCF 배수를 쓰면 가정 하나로 결과가 두 배씩 갈립니다. 반면 같은 기간 ROE는 7.73%→9.75%→8.14%로 좁은 범위에서 움직였습니다.

그래서 이 회사에는 자본수익률(ROE)을 축으로 삼는 프레임이 가장 안정적인 입력을 줍니다. (수익성 지표를 ROE 하나로만 보면 놓치는 부분은 ROIC — ROE만 보면 놓치는 ‘진짜 수익성’에서 따로 정리했습니다. 현금흐름 기반 배수를 쓸 때의 감각은 EV/EBITDA 글을 참고하셔도 좋습니다.)

정당한 PBR = (ROE − g) ÷ (r − g)
ROE = 자기자본이익률 · r = 주주 요구수익률(자기자본비용) · g = 영구 성장률

이 식은 “자기자본이 벌어들이는 수익률(ROE)이 주주가 요구하는 수익률(r)을 넘는 만큼만 장부가에 프리미엄이 붙는다”는 뜻입니다. 입력은 셋 — ROE·r·g. 하나씩 확정해 보겠습니다.


5. 입력값 ① — ROE 8.14%는 오늘 사는 사람의 수익률이 아닙니다

이번 분석에서 가장 크게 바뀐 대목입니다.

DART 연결 재무상태표 원문을 열어보면 지배지분 자기자본은 이렇게 움직였습니다.

시점지배지분 자기자본지배지분순이익표기 ROE
2023년말1,842.5억142.4억7.73%
2024년말2,054.8억200.3억9.75%
2025년말2,277.2억185.4억8.14%
2026년 6월말2,418.7억

(2026.06.30 「지배기업의 소유주에게 귀속되는 자본」 241,873,360,339원 · 2025.12.31 227,716,419,739원 — 반기보고서 원문 직접 대조)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자본은 1,842억 → 2,419억으로 31% 늘었는데 이익은 142~200억 사이를 오갔을 뿐이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ROE 8.14%”는 2025년말 자본(2,277억) 위에서 계산된 값입니다. 오늘 이 주식을 사는 사람이 사게 되는 건 그때의 자본이 아니라 지금의 자본(2,418.7억)입니다. 같은 이익을 지금 자본으로 나누면 이렇게 됩니다.

기준이익÷ 현재 자본 2,418.7억ROE
FY2025 실적 그대로185.4억7.67%
3개년 평균 이익176.0억7.28%
TTM 보고 실적143.0억5.91%
TTM 정상화(자사주 출연 41.4억 세후 복원)175.0억7.24%

현재 자본을 기준으로 한 지속가능 ROE는 7.2~7.7%입니다. 표기된 8.14%보다 0.5~0.9%p 낮습니다. 작아 보이지만, 뒤에서 보시면 이 차이가 적정주가를 2천 원 넘게 움직입니다.

이건 회계 조작이 아니라 기준 시점의 문제입니다. 이익을 유보해 자본이 쌓였는데 그 자본이 이익을 더 만들어내지 못하면, 표기 ROE는 유지되는 것처럼 보여도 새로 들어오는 주주가 받는 수익률은 계속 희석됩니다. 버핏이 던지는 질문 — “유보한 1달러가 시장가치 1달러를 만들어냈는가” — 이 정확히 이 지점을 겨눕니다.


6. 입력값 ② — 결론을 가르는 건 r입니다 (그리고 베타는 함정입니다)

이제 주주 요구수익률(r)입니다. 이 글의 결론은 사실상 이 숫자 하나에 달려 있습니다.

교과서대로 CAPM으로 구해 보겠습니다. 3년치 주간수익률 158개를 KOSPI 대비로 회귀하면 베타는 0.412입니다(1년 기준으로는 0.237까지 내려갑니다). 무위험수익률 3%, 시장위험프리미엄 6.5%를 넣으면,

r = 3% + 0.412 × 6.5% = 5.7%

이 값을 쓰면 정당한 PBR은 7.7% ÷ 5.7% = 1.36배, 적정주가는 30,300원이 나옵니다. 현재가보다 34% 높습니다. 즉 CAPM을 그대로 쓰면 이 종목은 싸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런데 저는 이 값을 쓰지 않았습니다. 이유를 밝히는 게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베타 0.412는 “이 회사가 안전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지수와 따로 논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기간을 좁힐수록(3년 0.412 → 1년 0.237) 더 따로 놉니다. 거래가 한산하고 시장의 관심에서 벗어난 종목에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며, 이걸 그대로 요구수익률에 넣으면 소외될수록 자본비용이 싸지고 적정가가 올라가는 이상한 결과가 나옵니다.

실제 이 회사의 이익이 얼마나 흔들렸는지 보면 5.7%라는 요구수익률은 상식에 맞지 않습니다.

  • 연도별 영업이익 −23.6%(2016), −32.4%(2020), 반기 −46.3%(2026 상반기)
  • 해외 종속회사 20곳의 손익 변동(사우디 순익 43.5억 스윙)
  • 자본잠식 자회사에 대한 채무보증(130억)
  • 수주잔고 반년 −20.1%

이런 자산에 국고채보다 2.7%p 높은 수익률만 요구한다는 건, 예금 이자에 조금 더 얹어주면 이 모든 위험을 감수하겠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베타는 개별 기업 고유의 위험(비체계적 위험)을 아예 못 잡습니다 — 자회사 자본잠식은 KOSPI 지수와 아무 상관이 없으니까요.

그래서 r을 펀더멘털로 부여했습니다: 9~11%, 기준 10%. 국내 중소형 서비스업에 이익 변동성과 개별 위험을 얹은 수준입니다.

⚠️ 다만 이건 제 판정이지 계산으로 도출한 값이 아닙니다. 이 글의 결론이 뒤집히는 지점을 숨기지 않고 아래에 그대로 표로 보여드립니다.

입력값 ③ g(성장률)는 뒤에서 다루겠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g=0을 씁니다. 그 이유가 이 글의 제목입니다.


7. 한미글로벌 적정주가 — 성장을 가정할수록 낮아지는 이유

BPS 22,374원(= 지배지분자본 2,418.7억 ÷ 유통주식 10,810,250주, 네이버 공시치와 일치)에 위 입력값을 넣으면 이렇게 나옵니다.

무성장(g=0) 기준 적정주가 매트릭스

지속가능 ROEr=8%r=9%r=10%(기준)r=11%
7.2% (정상화 TTM)20,140원17,900원16,110원14,650원
7.7% (FY2025 이익)21,540원19,150원17,230원15,660원
(참고) 8.14% 표기 ROE22,760원20,230원18,210원16,560원

(justified PBR = ROE ÷ r × BPS 22,374원. 평균값을 내지 않고 구간으로만 제시합니다.)

기준 시나리오(ROE 7.2~7.7%·r 9~10%)의 적정주가는 16,100~19,200원입니다. 현재가 22,700원은 이 구간 위에 있습니다.

이 표를 거꾸로 읽으면 — 손익분기 r

현재가 22,700원(PBR 1.015배)이 정당화되려면 r이 얼마여야 하는지 역산해 보면,

지속가능 ROE 가정현재가가 정당화되는 r
7.2%7.10% 이하
7.7%7.59% 이하
8.14%(표기 ROE를 그대로 믿을 경우)8.02% 이하

이것이 이 종목 판단의 전부입니다. 영업이익이 −23%, −32%, −46%씩 흔들려 온 회사, 자회사가 자본잠식인 회사에 연 7~8%의 수익률만 요구하겠다면 현재가는 정당합니다.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건 계산이 아니라 판단이므로, 다르게 보실 여지를 위 표에 그대로 남겨둡니다.

그래서 성장을 가정할수록 적정가가 내려갑니다

여기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갑니다. “성장률을 좀 더 넣으면 정당화되지 않을까?”

ROE 7.7% 가정 (r=10%)g=0%g=2%g=4%g=6%
정당한 PBR0.770배0.713배0.617배0.425배
적정주가17,230원15,950원13,800원9,510원

정확히 반대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공식을 g로 미분하면 도함수의 부호가 (ROE − r)의 부호와 같기 때문입니다. ROE(7.2~7.7%)가 r(10%)보다 낮으니 도함수는 항상 음수입니다.

원리는 어렵지 않습니다. 자본비용 10%를 요구받는 회사가 7%짜리 사업에 이익을 재투자하면, 재투자할수록 주주 몫이 줄어듭니다. 성장이 가치를 더하려면 먼저 버는 수익률이 요구수익률을 넘어야 합니다. 그래서 g=0이 상한이고, 이 회사의 진짜 레버는 성장률이 아니라 ROE를 자본비용 위로 올리는 것입니다.

그 후보가 하나 있긴 합니다. 원전·SMR 프로젝트 매니지먼트(PM)입니다. (국내 건설사들이 원전 밸류체인에서 어느 자리를 차지하려 하는지는 현대건설 테라파워 원전 8기, 발주자는 원전회사가 아니다에서 다룬 적이 있습니다.) 2024년 원전 전담부서를 신설했고, 2025년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계속운전 PM을 약 100억 규모로 수주했으며, 2026년 신한울 3·4호기 PM 기술지원 수주와 앳킨스리얼리스(글로벌 CM·PM 1위)·한국전력기술과의 제휴가 이어졌습니다. 다만 아직은 레퍼런스를 쌓는 단계입니다 — 100억은 연매출의 2.8%이고, 글로벌 순위(ENR 6위)가 오르는 동안에도 본업 CM·PM 매출은 오히려 줄었습니다. 원전 PM의 마진이 국내 CM보다 유의미하게 높다는 게 숫자로 확인되기 전까지는, 이건 Bull 시나리오의 전제이지 근거가 아닙니다(등급: 정황추론).

Bull / Base / Bear (예시 시나리오이며 매매 권유가 아닙니다)

전제적정주가 구간
Bear정상화 ROE 7.2%가 유지되고 r 11% 적용(사우디 적자 지속·디앤아이 자본잠식 확대)14,700원
Base지속가능 ROE 7.2~7.7%, r 9~10%, 무성장16,100~19,200원
Bull원전·SMR PM이 블렌디드 ROE를 10% 위로 끌어올리고 r 9~10% 적용22,400~24,900원

현재가 22,700원은 Bull 시나리오 구간에 들어와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시장은 이미 “ROE가 자본비용 위로 올라선다”는 시나리오를 상당 부분 가격에 반영해 두고 있는 것으로 관찰됩니다. 좋은 변화가 이미 가격에 들어가 있는 상태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는 대정화금 영업이익률 두 배, 이미 가격에 있습니다에서도 같은 구조로 다룬 적이 있습니다.


8. 제 결론

여기까지가 공시에서 확인한 사실이고, 이제부터는 제 판단입니다.

판정 — 현재가는 이 회사의 기본 시나리오가 아니라 최선 시나리오를 반영한 가격으로 봅니다. 사업 자체는 3년간 300억 안팎의 영업이익을 낸 안정적인 서비스업이고, 2026년 상반기 −46.3%도 절반은 회계상 일회성이라 “붕괴”로 읽으면 틀립니다. 그러나 오늘의 자본으로 다시 계산한 지속가능 ROE는 7.2~7.7%로 자기자본비용(9~11% 부여)보다 낮고, 그 상태에서는 성장을 더 가정할수록 정당한 가격이 내려갑니다. 무성장을 상한으로 놓은 적정주가 구간은 16,100~19,200원이며, 현재가 22,700원은 그 위에 있습니다. 이 프레임에서 안전마진은 없다고 봅니다.

근거 3가지
1. 자기자본 2,418.7억(2026.06.30 DART 원문)에 FY2025 이익 185.4억을 대입하면 ROE는 7.67%, 일회성을 정상화한 TTM 기준으로는 7.24%입니다. 표기 ROE 8.14%는 더 작았던 과거 자본 기준입니다.
2. 자본은 4년간 31% 늘었는데(1,842→2,419억) 이익은 142~200억을 오갔을 뿐입니다. 유보이익이 추가 이익으로 전환되지 않고 있습니다.
3. 이익 변동성(연도 −23.6%·−32.4%, 반기 −46.3%)과 자회사 자본잠식·채무보증을 감안하면 요구수익률을 7%대로 낮게 잡을 근거를 찾지 못했습니다. CAPM 베타 0.412는 소외·저유동성의 부산물로 보이며, 개별 기업 위험을 잡지 못합니다.

반증조건 — 다음 넷 중 하나라도 나오면 위 판정을 수정합니다
1. 2026년 3분기보고서(11월 14일 예정)에서 정상화 분기이익(보고 영업이익 + 대손상각비)이 85억을 넘으면 Base 판정을 폐기하고 Bull 쪽으로, 65억 미만이면 Bear 쪽으로 기울여야 한다고 봅니다. 최근 두 분기는 71.2억 → 72.3억이었습니다.
2. 원전·SMR PM 부문의 마진이 국내 CM 평균보다 유의미하게 높다는 것이 공시·IR로 확인되면, ROE가 자본비용을 넘어설 경로가 생기므로 §7의 전제 자체가 바뀝니다.
3. 3분기 누적 대손상각비가 15억을 넘으면 ②번 요인은 기저 착시가 아니라 실질 부실로 재해석해야 합니다.
4. 디앤아이 자본잠식이 3분기말 200억을 넘거나, 사우디 법인이 3분기에도 적자를 지속하면 Bear 쪽 근거가 강화됩니다.

미확보 사항 — 이번에 답을 찾지 못한 것들을 그대로 남깁니다
① 디앤아이 130억 채무보증 한도의 근거 공시 ② 은마아파트 CM의 실제 계약금액·지분율(2026-09-09 현재 DART 공시 없음) ③ 사우디 부진에 대한 회사의 공식 설명 ④ 경쟁사 대비 점유율·수수료율 ⑤ 최대주주·지배구조 상세 ⑥ 자기자본비용 r의 독립적 검증 — 위 표에 민감도를 열어두었지만, 이 값을 좁히는 것이 다음 과제입니다.

되짚어 보면, 이 글을 시작하게 만든 건 “성장을 가정하면 정당화될까”라는 질문이었습니다. 답은 “가정할수록 더 안 된다”였고, 그 이유를 따라가다 보니 진짜 질문은 성장률이 아니라 「이 회사에 얼마의 수익률을 요구할 것인가」 하나였습니다. 적정가를 계산하는 일이 결국 자기 요구수익률을 정하는 일이라는 걸, 이 종목에서 다시 배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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