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F(383220) — 영업이익은 24% 늘었는데 PER은 왜 8에 머물까

국내 상장 · 종목 분석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24% 늘었습니다. 영업이익률은 27%, 한국 상장 제조·소비재 기업 중 손에 꼽히는 수준입니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1%, 현금성자산은 5,831억 원으로 시가총액의 약 20%, 여기서 빚을 뺀 순현금도 3,797억 원(시총의 약 13%)입니다.

그런데 주가는 주가수익비율(PER) 8배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 글을 처음 쓴 6월 12일에 8.1배였고, 한 달여가 지난 7월 20일에는 7.0배로 오히려 더 내려왔습니다(주가 74,200원 기준).

싸 보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회사를 네 가지 서로 다른 질문으로 뜯어봤습니다 — ①핵심 브랜드가 진짜 이 회사 것인가 ②이 성장은 진짜 성장인가, 착시인가 ③이 저평가는 기회인가, 정당한 할인인가 ④다음 성장 동력은 숫자로 검증됐는가. 결과가 의외였습니다. 성장 하나만 보면 확실히 매력적이지만, 나머지 세 질문에서는 ‘아직 판단 유보’로 멈췄습니다. 싸고 성장하는데도요.

이유는 하나로 모였습니다. 이 회사의 핵심 엔진인 MLB라는 브랜드가, F&F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 핵심 요약
– F&F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IP를 라이선스로 빌려 의류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MLB는 자체 브랜드가 아닙니다.
– 2026년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4.2%, 영업이익률 27.4%로 회복했습니다(출처: F&F 2026년 1분기 보고서, DART).
– 그러나 매출의 약 42%가 중국 단일 시장에서 나옵니다. 2024년 중국 둔화 때 영업이익은 −18% 빠졌습니다.
– PER 8배는 “싸서 기회”일 수도, “빌린 브랜드 + 중국 집중이라는 위험을 시장이 미리 깎은 값”일 수도 있습니다. 이 둘을 가르는 열쇠는 MLB 라이선스 계약의 만기인데, 공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습니다.
– 계산해보니 성장률을 0으로 놓아도 정당 PER은 10배가 나옵니다. 시장이 매긴 7배는 성장을 의심해서가 아니라 “이 이익이 언제까지 계속되느냐”를 의심하는 값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시장은 성장하는 이 회사에 PER 8이라는 값을 매길까요? 싼 데에는 구조적 이유가 있습니다.

핵심 브랜드 MLB의 라이선스 계약 만기·갱신 조건은 공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정보 공백은 할인됩니다. 기관 투자자들은 “계약 만기가 언제인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을, 매출 42%가 중국 단일 시장에서 나온다는 집중 구조와 함께 이미 가격에 녹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한국 의류·소비재 섹터가 반도체·배터리에 밀려 구조적으로 소외된, 한국 증시 전반의 디스카운트 흐름까지 겹칩니다. PER 8은 ‘싼 기회’가 아니라 ‘정보 공백의 가격표’일 수 있습니다. 이 글이 그 가격표 뒤에 무엇이 있는지 뜯어봅니다.

1. 사업의 본질 — 남의 이름을 빌려 중국에서 파는 회사

F&F를 한 문장으로 줄이면 “미국 메이저리그(MLB)와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Discovery Expedition)을 앞세워, 특히 중국에서 의류를 파는 패션 회사”입니다.

💡 배경지식 — 라이선스 브랜드란
브랜드(상표·로고)의 소유권은 다른 회사가 갖고, 그 이름을 빌려 제품을 만들어 파는 권리를 계약으로 사 오는 방식입니다. F&F의 MLB가 그렇습니다. 야구 리그 MLB의 로고를 모자·의류에 붙여 파는 대신, F&F는 매출의 일정 비율을 로열티로 MLB 측에 냅니다. 장점은 이미 유명한 이름을 빠르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것, 단점은 계약이 끝나면 그 이름을 더는 쓸 수 없다는 것입니다.

브랜드 포트폴리오 — MLB 하나만 있는 게 아니다

F&F(383220)가 직접 운영하는 브랜드는 다섯 개입니다(출처: F&F 사업보고서 “회사의 연혁”, DART).

  • MLB — 1997년 6월 라이선스로 런칭. 매출·이익의 절대 비중을 차지합니다.
  • MLB KIDS — 2010년 2월 런칭. MLB 인지도를 활용한 키즈 라인입니다.
  • 디스커버리(Discovery Expedition) — 2012년 8월 런칭. 2024년 7월 아시아 독점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같은 해 11월 장춘 1호점으로 중국에 진출했습니다.
  • 세르지오 타키니(Sergio Tacchini) — 2022년 7월 인수한 유럽 테니스 스포츠웨어. 유럽 라이선싱과 북미 홀세일을 미국·유럽 3개 법인으로 운영합니다.
  • F&F엔터테인먼트 — 2022년 11월 100% 자회사로 신설. 연예 매니지먼트·음반 기획으로 패션 밖 콘텐츠 사업입니다.

다만 뒤의 세 브랜드는 전부 시작한 지 3~4년 차에 불과합니다. 매출과 이익의 절대 비중은 여전히 MLB(+MLB KIDS) 쪽에 쏠려 있습니다.

여기서 제가 처음에 잘못 알고 있던 것을 하나 정정합니다. 저는 디스커버리를 “MLB는 빌린 브랜드지만 디스커버리는 자체 브랜드”라는 대비로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업보고서 원문에는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 “DISCOVERY를 글로벌 논픽션 채널 ‘디스커버리 채널’과의 라이센스 권리를 취득하였고”. 디스커버리도 라이선스 브랜드입니다. 미국 다큐멘터리 채널의 이름을 빌려 아웃도어 의류에 붙인 것이죠. 즉 이 회사 매출의 대부분을 만드는 두 기둥이 둘 다 남의 이름입니다. ‘빌린 해자’의 범위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넓었습니다.

반대 방향의 정정도 하나 있습니다. 듀베티카(이탈리아 프리미엄 패딩, 2018년 인수)와 수프라(프리미엄 스트리트웨어, 2020년 인수)의 상표권은 지주사인 (주)에프앤에프홀딩스 계열이 갖고 있습니다. 다만 이걸 “이 종목과 무관하다”고 정리하면 틀립니다.

사업보고서는 “자체브랜드인 DUVETICA, SUPRA를 생산 및 판매하고 있으며”라고 명시합니다. 브랜드 소유는 지주사, 실제 기획·생산·판매는 상장사(383220)인 이원 구조입니다. 두 브랜드의 매출은 이 종목 재무제표 안에서 인식되고(듀베티카+세르지오 타키니 합산 853억 원, 2025년), 그 대가로 상장사가 지주사에 상표권·그룹 CI 사용료를 냅니다.

공시로 확인되는 그룹 CI 로열티는 35억 원(2021년 5월~2024년 4월 약정, F&F홀딩스 기업지배구조보고서)입니다. 그런데 개별 브랜드 로열티율은 “계약상 비밀유지 사항”으로 공개되지 않습니다. 상장사에서 지주사로 매년 현금이 흘러가는 통로가 있는데 그 크기를 밖에서 알 수 없다는 뜻이라,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기록해 둘 만한 구조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뒤에 다룰 테일러메이드 우선매수권도 브랜드를 사는 구조가 아닙니다. 인수 목적 사모투자합자회사(PEF)에 지분투자 3,000억 원과 메자닌 2,000억 원(2021년 7월), 이어 580억 원(2021년 9월)을 더해 총 5,580억 원을 태운 지분·메자닌 투자입니다.

2. 지배구조 — 오너는 굳건한데, 유명 가치투자펀드는 팔고 있다

주주 구성도 짚어볼 만합니다(출처: F&F 2025년 사업보고서 “주주에 관한 사항”, 2026년 6월 대량보유상황보고서, DART).

김창수 회장은 지주사(F&F홀딩스) 지분 33.98%를 통한 지배에 더해, 상장사인 F&F(383220) 지분 23.00%를 개인 명의로 직접 보유하고 있습니다. 친족 지분까지 합치면 특수관계인 전체가 62.82%, 지주사 자체의 최대주주도 김창수 회장 본인(62.84%)입니다. 지배구조가 이중 트랙으로 겹쳐 있어 경영권 안정성 측면에서는 우려할 지점이 적어 보입니다.

눈에 띄는 건 그다음입니다. 5% 이상 주요주주 중 하나인 국민연금공단이 8.60%를 보유하고 있고(2025년 12월 말 기준), 또 다른 5%대 주주인 브이아이피자산운용(국내 대표 가치투자 운용사 중 하나)이 2025년 11월 8.74%에서 2026년 6월 7.23%까지 약 7개월에 걸쳐 지분율을 낮춰 왔습니다.

매도 단가대는 대략 5만 원대 후반에서 8만 원대 중반입니다. 이 기간 실제 거래가 범위와 크게 다르지 않으니, 급락 직전에 던진 매도라기보다 완만한 비중 축소에 가깝습니다.

다만 왜 줄였는지는 공개된 자료로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공시상 사유는 “단순 추가취득/처분”으로만 적혀 있고, 언론에서도 별도 코멘트를 찾지 못했습니다. 펀드 자체의 자금 사정일 수도, 다른 투자 기회로 자금을 옮긴 것일 수도, 이 글에서 짚은 위험을 실제로 반영한 판단일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인지 단정할 근거가 없다는 점을 정직하게 밝힙니다. 다만 “PER 8에 성장하는 저평가 회사”라는 앞선 관찰과는 결이 다른 신호이므로, 하나의 반증 자료로만 기록해 둡니다. 특정 기관투자자의 매매를 따라 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3. 실적과 중국 — 이 회사의 운명이 걸린 곳

숫자부터 봅니다(출처: F&F 2025년 사업보고서·2026년 1분기 보고서, DART, 연결 기준).

항목 2024 2025 2026 1Q
매출 1조 8,960억 1조 9,340억 5,609억 (+10.9%)
영업이익 4,507억 (−18%) 4,686억 (+4.0%) 1,535억 (+24.2%)
영업이익률 23.8% 24.2% 27.4%

F&F 5개년 매출·영업이익 추이

2024년에 영업이익이 −18% 빠졌다가, 2025년에 회복하고, 2026년 1분기에 +24%로 가속했습니다. 패션 회사로서 영업이익률 27%는 옷을 직접 디자인·봉제하는 제조 마진이 아니라 브랜드를 입혀 파는 마진입니다. 여기까지는 좋은 회사의 그림입니다.

문제는 이 그림의 중심이 어디냐는 것입니다.

📚 2026년 1분기 기준 F&F 매출의 약 42.3%가 중국에서 나옵니다(출처: 2026년 1분기 보고서 기준, DART 연결 자료 기반 산정). F&F차이나 매출은 2024년 8,578억 원에서 2025년 9,603억 원으로 늘었고, 회사 안팎에서는 2026년 중국 매출 1조 원 돌파 전망도 나옵니다. 이 회사의 운명은 사실상 ‘중국에서 MLB가 얼마나 팔리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F&F차이나 매출·중국 비중 추이

4. 재무 건전성 점검 — 9개 질문 중 6개 통과

싸다고 곧바로 사도 되는 건 아닙니다. 재무가 실제로 튼튼해지고 있는지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피오트로스키 F-Score는 이걸 9개의 예/아니오 질문으로 나눠 점검하는 방법입니다. F&F는 9개 중 6개를 통과했습니다 — ‘우량'(8개 이상)에는 못 미치지만 ‘경고'(4개 이하)와는 거리가 있는, 양호한 편입니다(출처: F&F 2025년 사업보고서, DART 연결재무제표).

통과 (6) 통과 못함 (3)
총자산순이익률(ROA) 흑자 ROA가 전년보다 낮아짐
영업활동 현금흐름 흑자 영업현금흐름(3,552억)이 순이익(3,985억)보다 적음
유동비율 개선 총자산회전율 하락
장기부채 없음(무차입 유지)
신주발행 없음(자본금 불변 확인)
매출총이익률 개선

가장 눈여겨볼 항목은 영업현금흐름이 순이익보다 적다는 점입니다. “이익의 질”을 보는 질문인데, F&F는 여기서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이익이 거짓이라는 뜻은 아니고, 재고·매출채권이 늘면서 회계상 이익이 아직 현금으로 전부 들어오지는 않았다는 신호입니다.

총자산회전율 하락도 비슷한 결입니다. 최근 자산(주로 현금·매출채권·재고) 증가 속도가 매출 증가 속도보다 빨랐다는 뜻이니까요. ‘싸 보이는데 성장한다’는 그림에 균열이 있다면, 숫자로는 여기서 처음 드러납니다.

한 가지 덧붙일 것이 있습니다. F-Score의 ‘장기부채 없음’ 항목은 통과했지만, 이걸 “무차입 회사”로 읽으면 안 됩니다. 장기차입금이 없는 것은 맞아도 연결 기준 단기차입금은 2025년 말 1,863억 원, 2026년 1분기 말 2,034억 원이 있습니다. 현금이 훨씬 많아 순현금 상태인 것은 사실이지만, 빚이 0인 회사는 아닙니다.

그리고 그 현금도 액면 그대로 읽으면 안 됩니다. 1분기 말 현금성자산 5,831억 원 안에는 뒤에서 볼 건물을 팔아 들어온 1,313억 원이 들어 있습니다. 매년 반복되는 돈이 아니라 한 번뿐인 유입이죠.

여기에 2분기에는 배당으로 1,012억 원이 실제로 빠져나갑니다(주당 2,700원 × 자기주식을 제외한 유통주식 기준, 2026년 2월 24일 배당 결정 공시). 둘을 함께 놓으면 “시가총액의 20%가 현금”이라는 그림은 분기 하나만 지나도 상당히 얇아집니다. 순현금이 두꺼운 회사인 건 맞지만, 그 두께를 지금 시점의 스냅샷으로 고정해두면 과대평가가 됩니다.

5. 이익의 질을 한 겹 더 — 주범은 재고였다

이익이 현금으로 얼마나 잘 바뀌는지는 현금전환율(영업활동현금흐름 ÷ 순이익)로 봅니다. 100%를 넘는 게 정상입니다. 감가상각처럼 이익은 깎지만 현금은 나가지 않는 비용이 있기 때문입니다.

2023 2024 2025
영업활동현금흐름 4,770억 3,988억 3,552억
연결 순이익 4,250억 3,560억 4,007억
현금전환율 112% 112% 89%

2년 동안 112%로 멀쩡하다가 2025년 한 해에 89%로 무너졌습니다. 순이익은 오히려 447억 늘었는데 현금은 436억 줄었습니다. 원인을 분해해보면 사실상 하나입니다 — 운전자본 −1,055억 원, 그중 재고가 782억 원으로 74%를 차지합니다. 매출채권(147억·14%)은 조연입니다.

재고 안을 열어보면 성격이 더 분명해집니다. 늘어난 재고는 원재료나 운송 중인 물건이 아니라 이미 다 만들었는데 아직 안 팔린 완제품이 790억 원(+26.4%) 늘어난 것입니다.

여기에 회사가 “이 재고는 제값을 못 받겠다”고 미리 손실로 잡아둔 재고평가손실충당금이 233억 → 329억으로 41% 늘었고, 설정률도 6.7% → 7.5%로 올랐습니다.

성수기를 대비해 선제적으로 만들어 둔 것이라면 충당금을 더 쌓을 이유가 없습니다. 이 항목이 “일시적 조정”보다 “안 팔리고 있다” 쪽에 무게를 싣는, 지금 확인 가능한 유일한 객관 지표입니다.

절대 수준이 아니라 자기 추세로 봐도 같은 방향입니다. 매출은 3년간 1조 9,785억 → 1조 8,960억 → 1조 9,340억으로 사실상 제자리인데, 재고÷매출 비율은 17.2% → 17.1% → 20.8%로 뛰었습니다. 파는 속도보다 쌓이는 속도가 빠릅니다.

다만 2026년 1분기에는 재고가 오히려 현금을 321억 원 만들어주며 개선 방향으로 돌아섰습니다. 연간 기준으로 다시 확인해야 할 문제이지, 이미 확정된 악화는 아닙니다.

6. 순이익이 139% 늘었다는 뉴스의 정체

여기서 스크리너나 증권 앱을 볼 때 반드시 걸러야 할 함정이 하나 나옵니다. 2026년 1분기 순이익은 1,976억 원으로 전년(826억 원) 대비 +139% 폭증했습니다.

그런데 그중 1,042억 원이 투자부동산을 판 처분이익입니다. 건물을 팔아 번 돈이지 옷을 팔아 번 돈이 아닙니다. 같은 분기에 본업이 만든 현금은 오히려 6.9% 줄었습니다.

이 차이가 실제로 어떤 착시를 만드는지 보겠습니다. 자동 밸류에이션을 제공하는 한 사이트는 F&F의 PER을 5.9배, 적정주가를 139,000원(+87%)으로 표시합니다.

PER 5.9배를 역산하면 최근 12개월 주당순이익 12,576원이 나오는데, 사업보고서 확정치(10,611원)보다 높습니다. 차액의 정체가 바로 저 건물 처분이익입니다. 일회성 이익을 빼면 실질 PER은 6.4~7.1배가 되고, 같은 이유로 화면에 뜨는 ROE 25.9%도 실제(21.3%)보다 부풀려져 있습니다.

📌 핵심 정리 — 자동 계산기를 읽는 법
자동 밸류에이션은 “최근 12개월 이익”을 그대로 씁니다. 그 안에 건물 매각·자회사 처분 같은 한 번뿐인 이익이 섞여 있으면, PER은 실제보다 싸 보이고 적정주가는 실제보다 높게 나옵니다. 순이익이 갑자기 두 배 뛴 회사를 만나면, 손익계산서에서 영업이익 증가율과 순이익 증가율의 차이부터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F&F는 영업이익 +24%, 순이익 +139% — 이 간격 자체가 신호였습니다.

같은 사이트의 ‘적정주가 139,000원’에는 또 다른 문제도 있습니다. 5년 평균 지표를 미래에 적용하는 방식인데, 그 5년에는 중국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2021~2022년이 들어 있습니다.

정작 회사 자신은 그 시절로 돌아갈 계획이 없다고 공시했습니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2026년 4월 30일 공시)에 적힌 ROE 추이는 60.4% → 41.7% → 38.4% → 25.3% → 23.2%로 5년 연속 하락이고, 2027년 목표조차 “3년 평균 20% 이상”입니다. 과거 평균으로 회귀한다는 가정을 회사 스스로 부정하고 있는 셈입니다.

더 재미있는 건 그 사이트조차 자기 계산값을 그대로 쓰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같은 사이트가 ‘5년 평균 PBR 방식’으로 제시한 값은 148,800원인데, 이 숫자는 당시 주가의 정확히 두 배입니다.

그 사이트가 쓴 5년 평균 PBR 4.77배에 현재 주당순자산(51,715원)을 곱하면 246,682원이 나옵니다. 즉 표시된 148,800원은 계산 결과가 아니라 “상승여력 +100%”라는 상한에 걸려 잘린 값입니다. 도구 스스로 자기 산출값이 비현실적이라고 판단한 셈이죠.

자동 계산기의 적정주가를 볼 때는, 그 값이 계산의 결과인지 상한선의 결과인지부터 의심해볼 만합니다.

7. 함정과 위험 — ‘빌린 해자’라는 구조

여기서 제 판단이 갈렸습니다. 같은 회사를 두고도 어떤 기준에서는 ‘싸다’, 다른 기준에서는 ‘아직 모른다’는 결론이 나온 지점입니다.

성장의 ‘기준선’부터 따져봤습니다. 1분기 영업이익 +24.2%만 놓고 PEG를 계산하면 0.3, 성장주 치고 파격적으로 쌉니다. 하지만 분기 하나를 연간으로 늘려 잡으면 과장입니다.

실제로 2024년→2025년 연간 영업이익 성장률은 +4.0%(사업보고서 확정치)에 불과했고, 이 기준으로 PEG를 다시 계산하면 1.9로 뛰어오릅니다. 세 번째 잣대도 있습니다. 증권사들의 3개년 이익 전망치를 성장률로 넣으면 PEG는 약 1.2입니다.

성장률 기준 PEG 해석
2026년 1분기 +24.2% (연환산) 0.3 파격적으로 쌈
증권사 3개년 전망 1.2 대체로 적정
2025년 연간 확정 +4.0% 1.9 매력 기준의 두 배

같은 회사인데 어떤 성장률을 넣느냐에 따라 결론이 정반대로 갈립니다. 진짜 PEG는 이 사이 어딘가에 있고, 2026년 2분기 실적이 나와야 어느 쪽에 가까운지 드러납니다. “성장주치고 싸다”는 결론은 아직 절반만 확인된 셈입니다.

해자 자체를 의심해봤습니다. 브랜드 가치가 완전히 자기 소유인 회사라면, 가격을 올려도 고객이 떠나지 않는 충성도를 영구히 가져갑니다. F&F는 다릅니다. MLB 로고에 대한 소비자 충성은 F&F가 아니라 MLB(미국 프로야구 사무국)의 것입니다. 이것은 이른바 “임차된 해자(rented moat)” — 계약이 끝나는 날 사라질 수 있는 성(城)입니다.

📌 핵심 정리 — 빌린 해자
자체 브랜드 회사의 위험은 “브랜드가 낡는 것”이고, 라이선스 회사의 위험은 “계약이 끝나는 것“입니다. 전자는 천천히 진행되어 미리 알 수 있지만, 후자는 절벽처럼 갑자기 올 수 있습니다. F&F의 MLB 라이선스 만기·갱신 조건이 공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이, 제가 결론 내리기를 멈춘 자리였습니다.

이 우려는 추상적이지 않습니다. MLB 브랜드의 중국 판권은 사실 F&F가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2006년부터 홍콩의 한 업체가, 2015년부터는 상하이의 다른 업체가 중국에서 MLB 매장을 운영했습니다.

그런데 2020년 초 그 계약이 만료되며 갱신 없이 끝났고, 그 업체가 운영하던 매장은 순차적으로 문을 닫았습니다(중국 경제매체 지에미엔(界面新闻) 보도 등 종합). F&F는 바로 이 공백을 이어받아 지금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즉 브랜드를 소유한 쪽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실제로 파트너를 바꿔 왔습니다. “설마 그러겠어”가 아니라 “이미 한 번 있었던 일”입니다. 다만 F&F는 이관 이후 매장을 300여 개에서 1,100개 이상으로 늘리며 이전 파트너와 정반대의 실적을 냈습니다. 유일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반대 근거입니다.

F&F의 이익 구조 — 빌린 브랜드와 자체 브랜드

이 구조를 그림으로 펼치면 F&F가 왜 ‘두 겹의 위험’을 지는지 보입니다. 이익의 상당 부분이 남의 브랜드(MLB)를 빌려 로열티를 내는 구조에서 나오고, 그 이익의 42%가 중국이라는 한 시장에 몰려 있습니다. 브랜드도, 시장도 F&F가 완전히 통제할 수 없는 두 변수에 걸려 있는 셈입니다.

8. 다음 성장 동력은 숫자로 확인되는가

MLB 다음 엔진으로 제시되는 것이 디스커버리의 중국 출점입니다. 그런데 확인해보니 숫자가 목표와 크게 어긋났습니다.

회사는 2025년 5월까지도 “연말까지 중국에 매장 100개”를 공개적으로 밝혔지만(핀포인트 2025-05-29), 이후 가이던스를 60개로 낮췄고 실제 연말 매장 수는 24개였습니다(회사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기준. 2026년 3월 기준 27개). 처음 공표한 목표의 4분의 1, 낮춘 목표에도 40% 수준입니다.

매출로 보면 격차가 더 뚜렷합니다. 디스커버리 중국 매출은 증권사 추정 연 130억 원 안팎으로, F&F차이나 매출 9,603억 원의 약 1.4%에 불과합니다. “디스커버리가 제2의 MLB”라는 그림은 아직 숫자로 확인된 사실이 아니라 회사의 설명에 가깝습니다.

다만 회사가 매장 수 확대 대신 기존 매장의 효율 개선으로 전략을 바꿨고, 초기 매장 효율 자체는 MLB급으로 나쁘지 않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무리한 확장보다 규율 있는 선택으로 볼 여지는 남아 있습니다.

정작 본진인 MLB에서는 반대 현상이 나타납니다. 중국 MLB 매장 수는 2024년 초 1,128개에서 2025년 말 1,078개로 50개 줄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중국 매출은 오히려 11.9% 늘었습니다.

매장을 줄이면서 매출이 늘었다면 보통은 좋은 신호입니다. 저효율 점포를 정리하고 매장당 효율을 끌어올린 것이니까요. 문제는 출점으로 성장하던 엔진이 멈췄다는 뜻이기도 하다는 점입니다. 앞으로의 성장은 새 매장이 아니라 기존 매장이 더 팔아야 나옵니다.

여기서 판별을 특히 어렵게 만드는 구조가 하나 있습니다. MLB 중국 매장망의 95% 이상이 F&F 직영이 아니라 현지 대리상이 운영합니다.

대리상 구조에서는 대리상 창고로 물건을 넘긴 시점에 매출이 잡히고, 최종 소비자에게 팔렸는지는 별도로 공시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매장 효율이 좋아졌다”와 “대리상에 물량을 밀어냈다”가 초기 숫자로는 거의 똑같아 보입니다. 앞에서 본 완제품 재고 증가와 재고평가충당금 상승이 마음에 걸리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브랜드도 빌린 것이고, 유통망도 소유가 아닙니다.

역설도 하나 있습니다. 보통 고성장주는 기대가 가격에 잔뜩 실려 위험합니다(이른바 ‘성장 함정’). 그런데 F&F는 중국 1조 이야기가 떠들썩한데도 PER이 8에 불과합니다. 시장이 이미 성장을 의심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 “기대가 낮으니 평범하게만 가도 손해는 아니다”인 동시에, “그 낮은 PER이 기회인지, 중국 단일 의존과 라이선스 위험에 대한 정당한 할인인지는 단정할 수 없다.”

9. 그래서 PER 얼마가 정당한가 — 세 가지 방법으로 계산해봤다

“PER 8은 싸다”고 말하려면 얼마가 정당한지를 먼저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그냥 “숫자가 작다”는 감상일 뿐입니다. 그래서 서로 다른 세 가지 방법으로 F&F의 정당 PER을 직접 계산해봤습니다. 결과가 제 예상과 달랐고, 이 글에서 가장 오래 매달린 부분입니다.

방법 1 — 성장을 0으로 놓고 계산한다. 지금 벌고 있는 이익이 앞으로 한 푼도 늘지 않고 영원히 유지되기만 한다고 가정하는 방식입니다(수익력 가치, EPV). 이 계산에서 나온 값은 주당 106,083원, 정당 PER로 환산하면 10.0배입니다.

여기서 멈칫하게 됩니다. 성장률을 0으로 놓아도 10배인데, 시장은 7배를 주고 있습니다. 즉 시장은 “이 회사가 성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게 아니라 “지금 버는 이익 자체가 영원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는 뜻입니다. 성장의 문제가 아니라 존속의 문제였습니다.

방법 2 — 시장이 요구하는 수익률을 역산한다. 현재 주가가 맞으려면 투자자가 연 몇 %의 수익률을 요구해야 하는지 거꾸로 풀어보면 약 12%가 나옵니다. 일반적인 자본비용 9%보다 3%포인트가 더 얹혀 있습니다. 라이선스 의존과 중국 42% 집중이라는 위험의 가격표가, 대략 연 3%포인트라는 뜻입니다.

방법 3 — “언젠가 끝난다”고 가정하고 몇 년치인지 센다. MLB 계약이 언젠가 끝나고 그 뒤 가치가 0이 된다는 극단적 가정을 넣으면, PER은 곧 “몇 년치 이익을 인정받는가”가 됩니다. 현재 PER 7.0~7.5를 역산하면 약 13~17년치가 나옵니다.

시장은 F&F의 지금 수익력에 ‘앞으로 15년쯤’이라는 값을 매기고 있습니다.

이 계산의 한계도 분명히 해야 공정합니다. “끝나면 0″은 지나친 가정입니다. MLB 한국 판권은 1997년부터 29년째 유지되고 있고, 중국 판권도 F&F가 이어받은 뒤 매장을 300여 개에서 1,100개 이상으로 키웠습니다.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끝난다”보다 “갱신되지만 조건이 나빠진다” 쪽에 가깝습니다. 그 경우 회사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로열티를 더 내는 만큼 이익이 깎인 상태로 계속됩니다.

반대 방향의 한계도 정직하게 적어야 합니다. 방법 1의 106,083원은 가정 두 개만 바꿔도 크게 흔들립니다.

①평균 이익을 낼 때 중국 호황기였던 2023년 고점을 빼고, ②요구수익률을 앞서 역산한 12%에 가까운 11%로 올린다고 해보죠. 두 가정 모두 이 회사를 보수적으로 보는 쪽에서는 충분히 합리적입니다. 그러면 같은 계산의 결과는 80,300원으로 내려앉고, 현재 주가와의 격차는 사실상 사라집니다.

그러니까 “무성장으로 계산해도 10배”라는 문장은 결론이 아니라 하나의 가정 조합에서 나온 값입니다. 저는 이 글에서 더 후한 쪽 숫자를 앞세우고 있는 셈이고, 그걸 감추면 이 분석은 정직하지 않습니다.

계산 도중에 발견한 진짜 문제 — 남긴 돈이 일을 안 한다

세 방법 중 배당 기반 모형(고든 모형)만 유독 값이 3배에서 10배까지 널을 뛰었습니다. 모델이 안 맞는다는 뜻인데, 왜 안 맞는지가 이 분석에서 가장 뜻밖의 발견이었습니다.

이 회사는 번 돈의 74.6%를 배당하지 않고 회사에 남깁니다. 그리고 그 남긴 돈이 기존 사업만큼(ROE 21.3%) 굴러간다면, 이론상 회사는 연 15.9%씩 성장해야 합니다(유보율 × ROE). 그런데 실제 연간 영업이익 성장률은 4.0%입니다. 증권사 3년 전망치로도 6.5% 수준입니다.

역산하면 답이 나옵니다.

실제 성장률 새로 남긴 돈이 벌어들이는 수익률
6.5% (증권사 3년 전망) 약 9%
4.0% (확정 실적 기준) 약 5%
0.6% (증권사 2026년 전망) 약 0.8%

기존 사업은 21%를 버는데, 새로 쌓는 돈은 5~9%밖에 못 법니다. 자본비용(9~10%)과 같거나 그 이하입니다. 쉽게 말하면 주주 돈을 회사에 남겨두는 것이 가치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표의 마지막 줄은 특히 눈여겨볼 만합니다. 증권사들이 2026년 한 해 이익 증가율을 +0.6%, 사실상 제자리로 잡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그 전제를 따르면 새로 쌓는 돈의 수익률은 1%에도 못 미쳐 은행 예금만도 못한 수준이 됩니다. 시장이 PER 7배를 매기는 계산이 어디서 나오는지가 여기서 조금 더 선명해집니다.

이게 앞에서 본 숫자들과 정확히 맞물립니다. 재고 4,032억 원, 운전자본 유출 1,055억 원, 그리고 2024년에는 부동산에 4,346억 원을 투자했다가 2026년 1분기에 되팔았습니다(처분이익 1,042억 원 — 앞서 본 그 건물입니다). 돈은 남는데 그 돈이 21%짜리 사업으로 바뀌지 않고 재고와 건물과 현금으로 앉아 있었던 것입니다.

💡 배경지식 — 이익을 남기는 게 항상 좋은 걸까
회사가 이익을 배당하지 않고 쌓아두는 것은, 주주 입장에서는 “내 돈을 회사에 재투자하도록 맡기는 것”입니다. 그 돈이 기존 사업만큼 수익을 낸다면 배당보다 낫습니다. 하지만 은행 이자만도 못한 수익률로 굴러간다면, 차라리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으로 돌려받는 게 주주에게 이득입니다. 이익 성장률이 ‘유보율 × ROE’보다 한참 낮다면, 그 격차가 바로 “남긴 돈이 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빌린 해자’라는 이야기의 숫자 버전입니다. MLB라는 기존 계약 위에서는 21%를 벌지만, 그 위에 자본을 더 얹어도(새 매장·새 브랜드·디스커버리 중국) 같은 수익률이 재현되지 않았습니다. 디스커버리 중국 목표 100개 대비 실제 24개가, 바로 이 숫자의 얼굴입니다.

정리하면

전제 정당 PER 지금 주가(7.0배)와 비교
라이선스가 유한하고 조건도 나빠진다 6~7배 지금이 적정
계약이 사실상 계속되되, 성장은 없다 9~10배 약 30% 저평가
남긴 돈이 다시 15% 이상을 벌기 시작한다 12~13배 크게 저평가

“PER 8은 부당하게 낮다”는 주장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시장의 계산은 그 나름대로 일관됩니다. 저평가를 이야기하려면 근거는 “PER이 낮다”가 아니라 “성장을 0으로 놓아도 10배가 정당한데 7배다”여야 하고, 그 30% 격차가 메워지려면 계약 존속에 대한 시장의 의심이 틀렸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건 MLB 계약 기간과 로열티율이 비공개인 한 밖에서는 확인할 수 없는 정보입니다. 제 판단이 멈추는 지점이 정확히 여기입니다.

10. 이 분석에서 내가 내린 판단

한 가지를 먼저 고백해야겠습니다. 제가 이 회사를 처음 들여다본 이유는 PEG 0.34였습니다. PER 8을 영업이익 성장률 24%로 나눈 값이죠. 성장주 매력 기준(1.0 미만)의 3분의 1이었으니, “성장주치고 비정상적으로 싸다”는 서사가 여기서 나왔습니다.

그 숫자가 착시였습니다. 24%는 2026년 1분기 한 분기의 전년 대비 증가율이고, 연간 확정 성장률은 4.0%입니다. 같은 방식으로 PEG를 다시 계산하면 0.34가 아니라 1.93입니다. 매력 기준의 3분의 1이 아니라 두 배죠. 한 분기를 1년으로 늘려 잡는 순간, 저는 이미 틀린 자로 회사를 재고 있었던 셈입니다.

한 달 반 동안 이 회사를 붙들고 확인한 결과를 정직하게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성장이 싸게 거래되는 회사”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성장은 완만하지만 마진이 매우 높고 현금이 시가총액의 20%인, 브랜드를 빌려 쓰는 회사”였습니다.

다른 회사가 된 게 아니라, 같은 회사를 더 정확히 보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물어야 할 질문도 처음과 달라졌습니다. 처음에는 “이 성장이 왜 이렇게 싸지?”였고, 지금은 “성장이 완만하다면, PER 7배와 무성장 정당 PER 10배의 격차 30%는 정당한가?”입니다.

첫째, PER 8은 ‘싼 기회’가 아니라 ‘위험의 가격표’일 수 있습니다. 영업이익 +24%·ROE 21%라는 좋은 숫자에도 시장이 낮은 값을 매긴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중국 매출 42% 집중과 빌린 브랜드라는 구조를, 시장은 이미 일부 할인하고 있다고 보는 편이 정직합니다.

둘째, 라이선스 위험은 하나가 아니라 두 갈래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갱신되면 좋고, 안 되면 나쁘다”는 하나의 축으로만 봤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보면 앞에서 확인한 사실들과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①계약이 해지되고 파트너가 교체될 위험 — 이건 F&F의 실적 자체가 방어하고 있습니다. 브랜드 소유주가 파트너를 바꾸는 이유는 대개 그 파트너가 못해서입니다. 2020년 전임 상하이 업체가 그랬죠. 그런데 F&F는 이관 이후 중국 매장을 300여 개에서 1,100개 이상으로 키웠습니다. 잘하고 있는 파트너를 굳이 갈아치울 이유는 크지 않습니다.

②그런데 ‘갱신은 되되 조건이 나빠질 위험’은 정반대로 움직입니다. 실적이 좋을수록 그 브랜드가 얼마나 큰 돈을 벌어주는지가 드러나고, 재계약 테이블에서 소유주의 협상력은 그만큼 올라갑니다. ①을 낮추는 바로 그 성공이 ②를 키우는 구조입니다. 그리고 로열티율은 비공개라, 조건이 실제로 얼마나 나빠졌는지 밖에서는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여기에 흔히 따라붙는 방어 논리 — “계약이 흔들려도 우리가 깔아놓은 유통망은 남는다” — 도 이 회사에는 잘 들어맞지 않습니다. 중국 매장의 95% 이상이 F&F 직영이 아니라 현지 대리상 운영이라, 소유한 자산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매장을 크게 늘렸다”는 것도 2020~2024년의 이야기이고, 최근에는 1,128개 → 1,078개로 순감했습니다.

그래서 다음 사업보고서에서 볼 것도 “만기가 언제인가” 하나가 아닙니다. 로열티 성격의 비용이 매출 증가율보다 빠르게 늘고 있는지를 함께 보는 편이 낫습니다. 조건 악화는 만기 공시가 아니라 비용 항목에서 먼저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MLB 라이선스·테일러메이드 우선매수권 타임라인

F&F를 볼 때 자주 따라붙는 또 다른 이벤트가 있습니다. 자회사를 통해 출자한 테일러메이드 골프 인수 우선매수권입니다.

공시 이력을 확인해 보면, 2025년 3월 이후 “행사 여부가 정해진 바 없다”는 동일한 문구가 다섯 차례 반복됐고(가장 최근은 2026년 7월 15일), 다음 재공시 예정일만 계속 갱신돼 왔습니다. 시장에서는 이 재공시일을 ‘빅 이벤트’처럼 주목하기도 하지만, 반복된 패턴만 놓고 보면 이번에도 결론 없이 다음으로 미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다만 같은 공시를 끝까지 읽으면 말과 행동이 조금 다릅니다. F&F는 “정해진 바 없다”고 하면서도, 같은 문서에서 “권리를 행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를 대비하여 골드만삭스를 자문사로 선정하였다”고 밝혔습니다. 결정을 안 한 것과 준비를 안 한 것은 다릅니다.

또 하나, 이 사안이 5차례나 미뤄진 것을 경영진이 결단을 못 내리는 것으로 읽으면 부정확합니다. 공시에 따르면 우선매수권은 F&F가 원할 때 발동하는 게 아니라 센트로이드 측의 주식양도통지가 와야 발동하는데, F&F는 아직 그 통지를 받기 전입니다. 즉 지연이 아니라 조건이 아직 오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래서 저는 재공시일 자체보다 주식양도통지 여부를 실제 신호로 봅니다.

셋째, 2026년 2분기 실적이 시험대입니다. 1분기 +24%가 중국 소비의 구조적 회복인지, 한 분기의 반등인지는 한 번의 숫자로 알 수 없습니다. 저는 8월 실적에서 딱 두 가지만 보려고 합니다.

확인할 것 일회성이었다는 신호 구조적 문제라는 신호
영업이익률 27%대 유지 22%대가 두 분기 연속
현금전환율(영업현금흐름 ÷ 순이익) 100% 이상 복귀 2년 연속 90% 미만

두 번째가 최종 판정 기준입니다. 이익이 늘어도 현금이 따라오지 않는 상태가 2년 연속이면, 그건 계절 요인이 아니라 사업 구조의 문제로 봐야 합니다.

넷째, 이 회사에는 좋아진 것도 분명히 있습니다. 위험만 나열하면 그것도 공정하지 않습니다.

배당성향은 15.3% → 17.7% → 25.4%로, 주당 배당금은 1,700원 → 2,700원(+59%)으로 늘었고, 자사주도 2년간 399억 원어치를 실제로 매입했습니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으로 3년간 별도 순이익의 25% 이상 환원을 명문화했고, 2026년 최소 배당금도 2,000원으로 올렸습니다. 지배구조 쪽에서도 2026년 3월 정관 개정으로 집중투표제·전자투표제를 도입했습니다.

성장 목표(매출 연 10%)는 크게 미달(실적 2.0%)했지만 주주환원과 지배구조 목표는 초과 달성했습니다. 이 회사를 한 문장으로 다시 쓴다면, ‘성장하는 회사’라기보다 ‘벌어서 돌려주기 시작한 회사’에 가깝습니다.

다섯째, 이 모든 위험과 성장을 함께 놓으면 결과값은 하나가 아니라 범위로 나옵니다. 목표주가를 제시하려는 것이 아니라, 위에서 짚은 변수들(라이선스 갱신·중국 성장률·PER 재평가 정도)이 각각 다르게 조합될 때 가치 추정이 어떻게 갈리는지 보여드리는 것입니다.

적정가 시나리오 — Bear/Base/Bull

이 그림의 값들은 전부 “PER 배수 × 이익 전망”이라는 계산 예시이지, 목표가가 아닙니다. Bear는 중국이 다시 둔화하며 라이선스 위험이 표면화된다는 가정 아래 PER 7.5배를, Base는 중국이 견조하게 유지된다는 가정 아래 PER 10배를, Bull은 중국 매출이 1조 원을 넘긴다는 가정 아래 PER 12배를 적용한 것입니다.

PER 배수 자체를 얼마로 볼지가 이미 하나의 판단입니다. 라이선스 위험을 더 무겁게 본다면 이 배수들은 전부 낮아져야 합니다. 세 시나리오를 확률로 가중평균하면 93,000~110,000원 구간이 나오는데, 이 확률 배분 역시 하나의 가정일 뿐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앞에서 전혀 다른 경로(무성장 수익력 기준 정당 PER)로 계산한 9~10배가, 이 구간을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8.8~10.4배)과 거의 같은 자리에 떨어졌다는 점입니다. 서로 다른 두 방법이 같은 답을 냈다고 해서 그 답이 맞다는 보장은 없지만, 적어도 계산 실수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실제 어느 경로에 가까운지는 2분기 실적과 라이선스 관련 공시가 알려줄 것입니다.

좋은 회사인지 묻기 전에, 저는 이 질문을 먼저 합니다 — “이 회사가 가진 가장 강한 것을, 이 회사가 소유하고 있는가?” F&F는 그 답이 ‘아니오’인, 그래서 더 흥미로운 사례였습니다.

⚖️ 법적 고지 / 투자 면책

본 문서는 개인의 가치투자 학습 목적 분석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 본문의 재무 수치는 2025년 사업보고서·2026년 1분기 보고서 기준이며, 주가·밸류에이션은 2026년 7월 20일 종가(74,200원)를 반영했습니다. 재무 데이터는 DART 공시를 직접 인용했으나 갱신 여부는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밸류에이션 관련 서술은 고려할 만한 관점의 범위이며, 단일 목표주가가 아닙니다.
– 테일러메이드 우선매수권은 2025년 3월 이후 “행사 여부가 정해진 바 없다”는 재공시가 5차례 반복됐습니다. 이번에도 결론 없이 다음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 투자 판단과 그 결과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 참고자료

  • F&F 2025년 사업보고서 / 2026년 1분기 보고서 — DART 전자공시
  • 본 분석의 재무 수치는 DART 연결 재무제표에서 직접 추출했습니다.
  • 핀포인트(딜사이트) — F&F 디스커버리 중국 100개 매장 목표 (2025-05-29)
  • 조선비즈(영문판) — F&F powers China growth, eyes Discovery expansion (2026-05-07)
  • F&F 기업가치 제고 계획 (2026-04-30 공시, 첨부 본문) — ROE 5개년 추이·중국법인 매출·디스커버리 중국 매장 수·주주환원율·정관 개정 내역
  • F&F홀딩스 기업지배구조보고서 — 그룹 CI 사용 로열티 특수관계자 거래 내역
  • F&F 「풍문 또는 보도에 대한 해명(미확정)」 공시 (2026-01-16 기재정정 및 2026-07-15 재공시) — 테일러메이드 우선매수권 관련 “정해진 바 없음”·골드만삭스 자문사 선정·주식양도통지 미수령 문구
  • 정당 PER 계산(수익력 가치·시장 함의 할인율·유한수명 3프레임)과 유보이익 한계 ROE 역산은 위 공시의 확정 수치로 직접 계산했으며, 산식은 본문에 그대로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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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유형: 종목 심층분석 · 네 가지 기준으로 뜯어본 F&F